외제차보다 비싼 와인…불황에 주류 소비 양극화
1인당 주류 소비량, 2020년 코로나 이후 감소세 가속화
홈술·혼술 트렌드 속 와인 수요 증가세…가격도 극과 극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불황에 따른 술 소비 트렌드도 양극화하고 있다. 특히 회식 문화가 감소하고 홈술·혼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전통 강자인 소주 대신 와인 등 알코올 도수가 낮거나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주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30일 국가데이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인당 주류 소비량 추이에서 1961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꾸준한 상승세로 2008년 9.5L로 정점을 찍은 후 2020~2021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7.7L까지 감소했다. 2022년 8L로 회복하는 듯했지만 2023년 7.8L로 다시 하락 전환했다. 술 소비량 감소는 코로나 여파에 따른 홈술과 혼술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불황 소비인 가성비 선호는 주류 판매 트렌드에서도 나타난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 주류 판매 현황을 보면 올해 소주나 맥주 등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와인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채널별 와인 판매 트렌드에서 백화점의 경우 10만~20만 원대, 편의점은 3만 원대 미만 판매량이 강세로, 가성비 제품 선호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주요 유통 채널의 올해(1월~11월) 주류 판매 추이에서 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선 소주와 맥주류가 감소(-5%)한 반면 와인은 이마트 12%, 롯데마트는 20%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이달 들어선 155.7%나 올랐다.
편의점의 경우에도 세븐일레븐은 소주(+15%)와 맥주(+10%) 대비 와인(+45%)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CU도 올해 누적 소주 판매량은 8.7% 증가한 가운데 이달엔 9.9%로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지만 와인은 누적 4.9% 대비 이달엔 7.1%로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와인 수요 증가에 따른 대중화와 초프리미엄 선호 등 양극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와인 한 병 가격은 최저 3000원대부터 최대 2억 원대까지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11월에만 와인 매출이 10% 이상 증가한 가운데 프랑스의 '도멘 아르망 후쏘 샹베르땅 그랑 크뤼'는 400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와인 매출이 13.6% 증가했으며 이달에만 30.3%나 늘었다. VIP 중심으로 프리미엄 와인 수요가 확대되면서 '도멘 르로아 뮈지니 그랑크뤼 2020'은 2억 원대에 판매 중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이달 와인 실적이 22% 늘면서 객단가 또한 지난해 대비 10% 가까이 증가했다. 10만 원 전후의 중간 가격대 와인이 20% 이상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초프리미엄 와인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샤토 디켐 버티컬 컬렉션'(1945년~2015년 총 64병 구성)의 경우 판매가가 2억 6000만 원대다.
이마트 역시 7000원대 와인부터 8000만 원대까지 다양한 와인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샤또 라피트로칠드 버티칼 컬렉션'(1984~2019, 750mL 36병 구성)은 7980만 원대에 달한다. 롯데마트의 '도멘 로마네 꽁띠'(750mL)의 경우 6200만 원대에 판매 중이다.
편의점도 수요 증가에 따른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3000원대부터 수백만 원대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GS의 경우 '웨스트 와일더'(캔와인)은 4000원대지만 '샤또르뺑2014'는 88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CU도 3000원대 와인360을 시작으로 '샤또 무똥 로칠드 2004 매그넘'은 298만 원 선이다. 세븐일레는 '샤또페트뤼스2008'은 890만 원대다.
백화점 와인 매출의 경우 10만~20만 원대, 편의점은 3만 원대 미만 판매가 견인하면서 가성비 와인 선호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로 GS25의 오프라인 매장 기준 1만~3만 원대 와인 매출 비중은 75% 이상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 매출은 견고한 상승세로, 주류 소비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연말 시즌인 12월을 준비하려는 수요와 더불어 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매출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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