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 경영진 싹 바꿨다…'내부 젊은 피' 전진 배치

김상현 부회장 퇴진…'계열사 중심' 책임경영 강화
역대 최연소 백화점 대표…마트·슈퍼 대표도 교체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롯데쇼핑 제공).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롯데그룹이 26일 단행한 내년도 인사에서 유통군 핵심 경영진을 물갈이 했다. 특히 핵심 사업인 백화점에는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를 내정하는 등 '젊은 피'를 수혈했다.

이날 롯데그룹은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 유통군을 이끌던 김상현 부회장이 퇴진했다고 밝혔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 부회장은 롯데 유통군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기여했지만, 젊고 새로운 리더십 중심으로 혁신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그룹 내 다른 3명의 부회장과 함께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도 개편했다. 2022년 도입한 사업 총괄 체제인 '헤드쿼터(HQ·HeadQuarter)'를 폐지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각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 유통군은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해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구축할 방침이다. 각 계열사는 대표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이사 부사장(롯데그룹 제공)

변화의 핵심이 될 계열사 대표들은 대거 물갈이됐다. 특히 유통군의 핵심인 백화점·마트 대표가 함께 바뀌면서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이사에는 정현석 롯데백화점 아울렛사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발탁 승진하며 내정됐다. 1975년생인 정 부사장은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다.

그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FRL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 불리한 시장 환경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하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맞춘 브랜드 차별화를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2000년 입사해 25년 '롯데맨'인 정 신임 대표는 현장 장악력과 의사결정 속도가 빠른 실무형 전략형 리더라는 평가다. 특히 일본어에 능통해 신동빈 회장과 소통도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정 신임 대표가 롯데 유통사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우철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이사 겸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대표이사 사장

롯데 유통군의 또다른 핵심 인사는 롯데마트·슈퍼 대표에 차우철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내정된 것이다.

롯데GRS를 이끌었던 차 신임 대표는 재임 시절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신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의 성과를 올린 점을 인정받았다.

현재 롯데마트·슈퍼는 대형마트 시장 위축 및 온라인쇼핑 확대 등 영업환경 변화에 직면한 상황이다. 동시에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사업 확대에 가속도가 붙었다.

차 신임 대표는 롯데마트·슈퍼에서 통합 조직관리 및 e그로서리사업의 안정화, 동남아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적자가 지속되는 e커머스 조직도 개편됐다. 온∙오프라인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e커머스사업부 구조조정과 턴어라운드 전략수립을 추진했던 추대식 전무가 승진하며 선임됐다.

추 전무는 전략기획 기반의 사업 구조조정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 개선과 온·오프 채널 통합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측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