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韓中 합작법인 등판…온·오프라인 '승부수' 던졌다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 이사회 초대 의장으로
사내이사 복귀로 '책임 경영' 의지…이마트·e커머스 강화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AIDC)의 합작법인(JV)에 전면 등판했다.
지난해 정용진 호로 출범한 이마트가 오프라인 하향세 속 나홀로 실적 우상향으로 선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등판은 e커머스(G마켓) 힘 실어주기라는 시각이다. 그룹 총수의 전면 등장에 업계 판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JV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이사회 초대 의장으로 나선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이달 초 주주총회를 열고 의장 선출과 JV 대표 선임, 이사회 구성 등을 의결했다. 법인 등기도 마무리 수순으로, 사실상 JV 출범을 공식화한 셈이다.
특히 정 회장이 사내이사로 12년 만에 복귀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2013년 3월 이마트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후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그룹 경영을 이어왔다. 사내이사 복귀가 의미 있는 배경이다.
G마켓은 쿠팡, 네이버 등에 밀려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이마트 실적 원흉으로 지목됐다. G마켓은 올해 1~3분기까지 매출 5690억 원(-22.4%), 영업손실은 663억 원에 달한다.
이마트는 2021년 3조 4404억 원에 G마켓 지분 80.01%를 인수한 후 간접투자 형식으로 100% 지분을 확보했다. G마켓의 영업손실 확대에 따른 이마트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인수 전인 2020년(112.8%) 대비 올해 3분기 151.0%로 늘었다. 특히 이마트가 알리와 합작 발표 당시인 지난해 4분기 경우 부채비율은 158.0%까지 치솟았다.
법인 등기가 마무리되면 JV 자회사인 G마켓 실적은 지분율에 따라 이마트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아폴로코리아 지분 100%, 아폴로코리아는 지마켓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주식 40만 주(100%)를 그랜드오푸스홀딩에 현물 출자 하면서 5 대 5 투자 방식으로, G마켓 실적 부담이 적은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G마켓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JV 이사회 구성에서 보면 장승환(제임스 장) G마켓 대표와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가 JV 공동대표로, 제임스 동 알리바바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이 알리바바그룹을 대표해 각각 이사회에 참여한다.
장승환 대표는 알리바바 글로벌 계열사 ‘라자나’ 인도네시아 CEO 출신으로, G마켓은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알리바바인터내셔널 출신 치엔하오를 선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세계와 JV 측은 시너지를 통한 재도약 차원으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JV 측은 "이사회는 JV 출범을 공식화한 것으로, G마켓은 알리바바의 동남아 플랫폼 라자나를 통해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알리의 기술을 접목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국가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다라즈, 서유럽은 마라비아, 남미, 동유럽 등 기타 100여 개 국가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 중이며, G마켓 셀러가 해당 국가로 진출할 경우 알리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진출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JV 이사회 의장을 정 회장이 맡는 것은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한 G마켓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정 회장은 JV가 국내외 e커머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정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를 앞세운 G마켓의 반등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마트의 선방과도 맞물린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3월 정 회장이 본격 수장에 오르면서 실적 상승 전환했다.
대형마트 업황 속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940억 원의 개선으로 471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1분기(+238.2%), 2분기(216억 원), 3분기(+35.6%)까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이마트의 부채비율 역시 1분기(158.4%), 2분기(154.7%), 3분기(151.0%) 감소세다. 이마트 실적 견인 주역인 트레이스는 3분기(1조 4억 원)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마트나 JV는 정 회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 의지에 따른 것으로, 이마트나 트레이더스는 불황 소비에 대응하기 위한 가성비 공략으로 경쟁력 강화가 적중하고 있다"면서 "JV는 G마켓과 알리의 양사 시너지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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