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서 日외무상도 감탄한 이 커피…"한국 대표해 벅찼죠"[인터뷰]

박진후 이뮤니카 대표 인터뷰…'한국의 발효 커피'로 정상들 입맛 사로잡은 K-커피
"AEPC서 한국 커피 가능성 재확인…국내외 기관서 협업·입점·투자 제안 받아"

시하삭 푸엉껫깨우(Sihasak Phuangketkeow) 태국 외무장관과 박진후 이뮤니카 대표.(이뮤니카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가장 한국적인 커피가 가장 세계적인 커피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진심을 다해 임했습니다.(박진후 이뮤니카 대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의 커피로 주목받은 브랜드가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일본 외무상 등 정상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뮤니카'(IMUNIKA)다.

13일 박진후 이뮤니카 대표는 "국내 공식 협찬사 참여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사실 믿기지 않았다"며 "국내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브랜드가 APEC 같은 국제 무대에서 '한국 커피'를 대표하게 됐다는 사실이 벅차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뮤니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 현장에서 '결정권자의 커피'라는 콘셉트로 의장 입구에 브루잉 바와 브랜딩 존을 마련했다. 현장에서는 바리스타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며 각국 대표단을 맞았으며 이 기간 700세트의 드립백과 200㎏의 원두를 제공했다.

이뮤니카 커피는 정상회의 기간 내내 대표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았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직접 "한국의 APEC 커피, 이뮤니카 맛있다"고 언급한 영상은 일본 내 조회 수 400만 회를 돌파하며 브랜드를 단숨에 국제적 주목을 받는 계기를 맞았다.

박 대표는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매일 이뮤니카 커피를 즐겼다"면서 "회의 사흘째 되는 날에는 브랜드에 대해 몇 가지 질문한 뒤 직접 수행원에게 촬영을 요청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차기 일본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11선 중진 의원이다.

그는 "일부에서는 계획된 노출이 아니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실제로 APEC 같은 국제 무대에서 일본 고위급 인사에게 신생 브랜드가 홍보를 요청할 방법도, 그것이 가능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국가 행사에 누가 될까 봐 적극적인 홍보조차 삼가던 저희로서는 그 모든 과정이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순간"이라고 했다.

다른 정상들 사이에서도 이뮤니카 커피에 대한 입소문이 빠르게 번졌다. 특히 파푸아뉴기니의 저스틴 트카첸코 외무부 장관은 자국의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원두'와 한국의 발효 문화가 결합된 이뮤니카의 스토리에 깊은 인상을 받아 직접 현지 언론에 관련 인터뷰를 기사로 배포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해외 전시를 돌며 이미 한국 커피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이번 무대는 단순히 한 브랜드의 성과가 아니라 한국 커피, 한국 식음료 문화의 수준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2025 APEC 정상회의' 현장에 마련된 이뮤니카 니카 브루잉 바.(이뮤니카 제공)

사실 이뮤니카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본(本)글로벌 브랜드로 출발했다. 이미 미국 포틀랜드·두바이·코펜하겐 등 세계 3대 스페셜티 커피 엑스포에 연이어 참가하며 커피의 본질인 '기호성'을 먼저 검증받았다.

이후 우연히 참여한 공릉 커피축제에서의 호응이 외교부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 커피라면 한국을 대표해도 손색없겠다"는 12개국 대사관 관계자들의 격려가 APEC 협찬의 출발점이 됐다.

APEC 공식 협찬사로 참여한 이후 국내외 반응은 더욱 뜨겁다. 그는 "국내외 여러 기업과 기관으로부터 협업 제안, 입점 문의, 투자 제안을 받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신중하게 걸어온 만큼 그 제안들이 '스페셜티 커피, 웰니스, 그리고 하이엔드'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에 부합하는가를 우선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이뮤니카는 몰디브·코사무이·발리·두바이 등지의 고급 웰니스 리조트와 입점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이뮤니카는 계속해서서 아만·포시즌스·로즈우드·불가리 등 세계 최고급 호텔·리조트·스파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커피 어메니티 시장(B2B)을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이번 APEC 협찬과 글로벌 화제성을 통해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한층 더 탄력을 받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북미에서 판매 중인 이뮤니카 레드 원두 커피.(이뮤니카 제공)

한편 이뮤니카는 미국 코넬대에서 정책분석과 경영학을 전공한 박진후 대표가 설립한 웰니스 커피 브랜드다. 박 대표는 공군 통역장교로 복무하며 보잉·록히드마틴 등과 협상 및 의전 업무를 수행했고 전역 후에는 프리랜서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뮤니카는 '한국의 발효 기술로 커피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한다'는 철학 아래 자극을 줄이고 위 부담을 최소화한 발효 기반 커피를 개발·제조한다. 특히 약용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베타글루칸 발효 기술에 기반해 기능성과 향미를 동시에 갖춘 '웰니스 스페셜티 커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