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 가맹점주들 "미쳐버리겠다"…전가협 사실 왜곡에 울분

전가협, '남극의 셰프' 백종원 장면 삭제 요구…"부당한 여론몰이"
"일부 소수 점주들 말만 듣고 백종원 죽이기…누굴 대표하나"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과 예산시장 상인들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가맹점주 측 제공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장사하는 입장에서 미쳐버리겠어요."

충남 예산시장에서 광시카스테라를 운영하는 이강민 씨는 11일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한탄했다. 이 씨는 "이상한 사람이 예산시장 상인 대표랍시고 나와 백종원한테 피해 보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대로는 못 참겠다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와 시민 단체들이 '남극의 셰프' 방영을 앞두고 MBC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분량 편집을 요구한 가운데 이를 지켜보던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과 예산시장 상인들은 "부당한 여론몰이로 장사에 피해를 준다"며 한목소리로 울분을 토했다.

예산시장 상인들은 전가협 측에 서서 피해 상인이라고 주장하는 이 모 씨가 실제 상인이 아니라 정육점 '불판 빌려주는 집'을 운영했던 상인 김 모 씨의 가족이라고 했다.

상인들에 따르면 프로젝트 시작 당시 지역 자활센터 소속 노숙인들이 예산시장 내 테이블 치우기와 음식 서빙 등을 하고 급여 명목으로 '불판 빌려주는 집'이 수익의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고 폭염으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불판 빌려주는 집'이 급여 지급을 거절하자, 백 대표가 새로 '불판 빌려주는 집 2'를 운영하며 노숙인들 지원을 도맡고 있는 형편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불판 빌려주는 집'이 백 대표 및 더본코리아와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예산시장에서 신양튀김을 운영하는 손우성 씨는 "돈을 많이 벌어놓고 왜 자기가 상인들을 대표하는 것처럼 (서울에) 와서 장사에 피해를 주는지 참다 참다 못해 가게 문을 닫고 왔다"며 "기자회견 할 때 저희랑 마주치니까 뒤로 숨더라"고 말했다.

전가협 측 기자회견 소식에 예산시장 상인 10여 명은 이날 오전 급히 서울로 상경했다. 백 대표와 관련해 왜곡된 사실이 퍼져나가면 예산시장 이미지가 추락하고 방문객이 줄어들 우려가 있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싶었다고 했다.

더본코리아 가맹점주와 예산시장 상인들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앞 전가협 기자회견 장소 옆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박혜연 기자 ⓒ 뉴스1

손 씨는 "예산시장을 대표한다는 그 분에게 이의를 제기하려고 나왔다"며 "시장에서 열심히 장사하는 다수 상인은 다 반대편"이라고 했다.

이 씨는 "예산시장 상회들은 (더본코리아) 가맹점도 아닌데 백 대표는 신제품 개발 추천해 주기도 하고 많이 노력해 주셨다"며 "사람들이 왜 그렇게 미워하는지 참 안타깝다"고 전했다.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도 백 대표의 방송 복귀를 반대하는 전가협 측을 비판했다. '백종원 죽이기' 여론몰이 위에 피해를 보는 건 결국 가맹점주들일 뿐이라는 것이다.

16년째 홍콩반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인영 씨는 "전가협은 점주를 보호하기보다 다른 목적으로 기업을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며 "일부 소수 점주들의 말만 듣고 다수 점주들의 말은 들어주지 않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인영 씨는 "상생위원회를 통해서 백 대표도 최대한 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백 대표는 연돈볼카츠를 살리기 위해 광고도 많이 하고 있는데 전가협 측과 함께하는 점주들은 여론으로 압박해 합의금을 받아서 나갈 심보처럼 보인다"고 의심했다.

가맹점주들은 백 대표가 최근 원산지 허위광고나 농약통 분무기 사용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다만 실무자와 더본코리아가 원산지 허위 표시 혐의로 송치된 것에 대해 점주와 상인들은 백 대표의 도의적 책임을 인정할 수는 있어도 지나친 마녀사냥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씨는 "(백 대표도) 촬영 중인 것 외에 다른 방송 활동은 중단하겠다고 한 것인데 이미 촬영 다 끝낸 방송을 내보내는 걸 말 바꾸기라고 볼 순 없다"며 "너무 포괄적으로 몰아넣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이강민 씨는 "각자 사업장에서 영업하고 장사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사실 방송에도 관심이 없다"며 "본인들의 장사가 잘 안된다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백 대표가) 방송 나오길 원치 않는다는 것은 자기들이 불리해질까 봐 그런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