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소비에 C커머스 세력 확장…2026년 공세 더 빨라진다

중국발 직구 1~3분기 4.6조, 비중 66%…의류·생활용품 등 증가세
초저가 물량 공세로 MAU 알리 2위·테무 3위 질주…쉬인, 8위 안착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내수 회복 부진 속 불황 소비가 확산하면서 중국계 e커머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산 대량 물량 투입과 초저가 전략을 확대하면서 모객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JV)이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 출범함에 따라 내년도 국내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국가데이터처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올해(1~3분기) 중국발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직구) 4조 6296억 원에 달한다. 특히 가품·위해 논란 속에서도 1분기(1조 2205억 원), 2분기(1조 4660억 원)에 이어 3분기(1조 9431억 원)까지 상승하면서 1분기 대비 3분기 59.20%나 늘었다.

해외 직구는 2023년 3분기 1조 6433억 원에서 2024년 1조 9431억 원, 올해 2조 1224억 원으로 2년 만에 29.15% 증가했다. 특히 중국 직구 비중은 올해 더욱 확대됐다. 2024년 3분기 1조 9431억 원에서 올해 1조 4141억 원(+19.9%)으로 증가하며 매출 비중 60.7%에서 66.6%까지 늘었다. 미국(3479억 원)은 21.3%에서 16.4%로 감소하면서 중국발 직구 수요가 강세다.

특히 상품군별 증가에서 보면, 3분기 기준 전체(2조 1224억 원, +9.2%) 중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이 7.2% 증가하고 생활 자동차용품도 9.7% 늘었다는 점이다.

중국계 e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은 패션, 자동차, 생활용품을 주요 품목으로 앞세우고 있다.

와이즈앱 리테일에 따르면 10월 종합몰 순위에서 쿠팡(-0.3%), 11번가(-3.6%), G마켓(-2.7%) 등 하락세가 두드러진 반면 쉬인이이 11.0% 증가하며 8위로 등장했다. 쉬인의 TOP8 진입은 처음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초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 후 알리(2위)와 테무(3위) 등 모객 확대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알리의 경우 꾸준한 상승세 속 지난 7월 국내 월간 사용자 수(MAU)가 9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달 909만 명으로 3달 만에 1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도 증가세다. 테무와 쉬인 등에 따르면 올해 GMV(총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상승이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에 문을 연 쉬인의 첫 오프라인 매장에서 개점 첫날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5.11.05.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초저가' C커머스 영향력 확대…"韓 제조업 하락, 내년도 난망"

C커머스의 오프라인 진출과 신세계·알리 합작법인의 본격 출범 등 내년도 국내 유통 시장 경쟁이 녹록잖을 것이란 시각이다. 특히 소비 심리 회복 둔화 속 제조업 강세의 물량과 경쟁력을 앞세워 영향력 확대 가속화 전망이 나온다.

쉬인의 경우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 가운데 쉬인 측은 "기존의 팝업이 아닌 정식 매장으로, 지역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리도 처음으로 오프라인을 선보이며 체험을 통한 모객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알리는 '11.11 광군제'를 앞두고 7일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현장 체험형 이벤트로 확장한 온오프라인 통합형 공간으로, 국내 MZ세대 고객 확보 차원이다.

특히 알리는 합작법인의 또 다른 자회사인 G마켓과의 시너지를 통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가 예상된다. 와이즈앱 리테일 수치에서 알리(909만 명)는 2위, G마켓(665만 명)은 5위다. 양사 1500만 명이다.

G마켓은 지난 4일 신세계그룹 계열사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주식 40만 주(100%, 3조 3210억 원 규모)를 그랜드오푸스홀딩에 현물 출자하면서 설립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5대 5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테무도 내년에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무 측은 "2026년에도 한국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제품과 현지 선호도가 높은 선택지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배경에는 국내 제조업의 하락이다. 한국은행 '기업경기조사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2.4로 직전월 대비 1.0포인트(p) 또 하락했다.

기업심리지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서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4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BSI는 2022년 100 이하로 하락한 후 올해까지 단 한 번도 넘지 못하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중국의 제조업을 따라갈 수 없다. 생산량이나 가격경쟁력을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전 세계가 불황으로 비슷한 처지로, 내년도엔 공세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 생태계의 변화에 따른 경쟁력 있는 국내 제조업에 대한 지원 등 대응이 절실하다"고 짚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