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1兆 시대 굳혔다…히트 봉지면 줄줄이 컵라면으로 '변신'
컵라면 시장 3년 연속 1조 돌파…봉지면은 2조 문턱 앞두고 제자리
1인 가구 증가·조리 간소화·가성비 트렌드 맞물리며 컵라면 소비 '쑥쑥'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라면업계가 '용기면'(컵라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간편식 트렌드 확산과 1인 가구 증가로 컵라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주요 업체들이 히트 봉지라면을 잇달아 컵라면 형태로 출시하고 있다.
3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스턴트 컵라면 시장 규모(판매액 기준)는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1조 668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로써 용기면 시장은 3년 연속 1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봉지면 시장 규모는 올해 1조 9876억 원으로 전년(1조 9814억 원)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봉지라면 역시 소폭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3년 연속 시장 규모가 1조 9000억 원대에 머물며 2조 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용기면 시장이 봉지면 시장을 바짝 추격하는 배경에는 1인 가구의 증가가 있다. 직장인과 학생 등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소비자층이 늘면서 컵라면이 가성비 높은 식사 대용식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36.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 물가와 배달비 부담이 커진 것도 컵라면 수요 확산에 힘을 보탰다. 간단한 조리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이 용기면을 선택하는 핵심 배경으로 지목됐다. 편의점·사무실·학교 등 일상 공간 곳곳에서도 컵라면을 식사로 즐기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제품의 기술적 진화도 용기면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 뜨거운 물을 부어야 했던 컵라면이 전자레인지 조리형 제품으로 진화하면서 조리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짧은 시간 안에 끓인 라면 수준의 맛을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의 만족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주요 라면 제조사들은 자사 히트 봉지라면을 용기면으로 출시하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지난 1월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농심라면'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최근 컵라면 버전을 출시했다.
팔도 역시 최근 누적 판매 1억 2000만 개를 돌파한 스테디셀러 '남자라면'을 12년 만에 용기 제품으로 재출시했으며, 오뚜기 역시 지난 8월 선보인 '더핫 열라면' 봉지 제품이 3주 만에 200만 개 판매를 기록하자 3주 뒤 용기면을 선보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컵라면은 과거엔 간식으로 여겨졌지만 물가 부담이 커진 요즘에는 도시락이나 편의점 식사를 대신하는 대체식으로 자리 잡았다"며 "1인 가구 증가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컵라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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