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청산 VS 매각 '운명의 날'…인수의향서 마감

31일 오후 3시 접수 마감…농협 등 거론되지만 '회의적'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계산점의 모습. 2025.9.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기업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가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으면서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이 이날 오후 3시다. 회생계획안 제출 마감은 11월 10일이다.

현재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물밑 협상이 한창이라는 입장이지만 불과 몇 시간 남은 시점에서 인수 의향자가 나타날지 회의적인 시각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일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내고 인수자를 찾고 있다. 당초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찾지 못하자 공개 입찰 방식으로 전환했다.

스토킹호스는 우선협상대상자를 먼저 정한 후, 그가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다시 공개입찰을 진행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희망자가 있는지 찾는 방식이다. 하지만 마땅한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면서 공개 입찰로 전환했다.

최근 농협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경제지주가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옥주 의원은 "홈플러스는 가락시장 거래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연간 1조 8800억 원 규모의 국산 농축산물 판매처로, 5만여 농어가가 홈플러스에 납품하고 있다"면서 "농협과 홈플러스의 거래액만 4072억 원에 달하며, 농협유통의 연간 적자 500억~600억 원보다 훨씬 큰 실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기구 위원장도 "홈플러스 청산 시 소상공인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30만 명이 길바닥에 나앉게 된다"며 "농협이 공익적 관점에서 인수를 검토해 보라"고 했다. 그러나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홈플러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지만 농협도 여력이 부족하다"며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30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고용노동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을 묻자 "제가 특정 매수인의 입장에 대해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지만 시너지가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제기되며 청산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앞서 홈플러스는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청산가치(약 3조 6816억 원)가 높다'는 조사의견을 받아 인가 전 M&A 작업에 착수했다. 청산가치가 높은 만큼 M&A를 통한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 등을 조기 변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기업회생 절차가 장기화하면서 홈플러스의 매달 매출은 20% 이상 급감하고 있다. 매달 납품사 공급에 대한 지급 수준으로, 그에 따른 회생채권 규모 약 2조 2000억 원 정산은 중단된 상태다. 매출 감소에 회생채권 부담에 따른 기업가치가 매달 하락하고 있다.

공개 입찰 불발에 따른 11월 10일 회생계획안 제출일도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최종 입찰서 접수일은 11월 26일이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