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美서 14% 올랐다…유통가 "관세 불확실성 해소, 공급망 속도전"

29일 한미 정상회담서 관세 협상 마무리…식품·뷰티, 기존 15% 유지
현지 가격 인상 등 본격적인 관세 대응 전략 예상…유럽 등 공급망 속도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 진열된 불닭볶음면. 2025.9.2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식품, 뷰티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환율 안정화와 한미동맹 재확인 여파를 긍정적인 요소로 꼽으면서 내년도 사업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시각이다.

다만 현지 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경쟁력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했다.

상호관세 15%를 유지하면서 식품과 뷰티 등 업체들의 기존 부담에는 변화가 없지만,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시장 확대에는 긍정적인 목소리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확대에 가장 우려됐던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에 따른 2분기 선 수출 여파로 3분기 수출이나 실적이 다소 감소된 부분이 있지만 4분기 지나 내년도 사업 계획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KATI)에 따르면 상호관세가 본격화한 8월의 경우 농수산식품의 북미 지역 수출액은 1억 7235만 달러(-0.7%)였다.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수출 실적이 하락했다.

특히 라면의 경우 8월 한 달 수출액은 2018만 달러로 전년 대비 8.3% 줄었고, 과자류도 한 달 동안 2289만 달러 수출로 전년 대비 25.7% 감소했다.

다만 9월엔 대미 수출이 15.3% 증가하면서 반등했다. 라면(+24.7%), 김치(+3.2%), 소스류(+9.2%) 등 증가한 여파다.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현지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판매량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이달부터 현지 유통 채널 가격을 인상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월마트에서 소비자 가격이 14% 인상됐다. 삼양식품이 관세 적용에 따른 공급가를 9% 인상하면서 현지 판매 가격 인상으로 적용됐다. 코스트코 등도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3분기 실적도 괜찮다. 본격적인 가격 인상 여파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불확실성 해소로 내년도 공급망 확대나 사업 계획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퍼스널 케어 원료 B2B 전시회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 참관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7.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뷰티업계 역시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안정적인 수출과 현지 유통망 다변화를 짚었다.

K-뷰티의 경우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수출액은 2억 5100만 달러(약 3468억 원)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K-뷰티 역시 지난 8월엔 상호관세 본격화에 따른 감소세(-5.6%)를 기록했지만 9월엔 반등한 셈이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해 K-뷰티 수출액은 3분기까지 85억 달러(12조 142억 원)로, 수출액이 가장 컸던 지난해 3분기 누계 대비 14.9%나 증가했다. 미국 관세 여파도 있었지만 유럽, 동남아 등 전반적인 고른 성장세가 이끌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의 불확실성 해소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예상되지만, 미국을 기점으로 유럽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관세 적용으로 타 국가로의 공급망 확대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에서의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다"면서 "로레알이나 에스티로더보다 3분의 1 가격에 제품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제품 문의가 2023년, 2024년 대비 올해 2배 이상 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협상 타결은 불확실성 해소 측면이 가장 크다. 유럽이나 동남아 등 공급망 확대도 있지만 무엇보다 미국 시장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으면서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메시지 또한 사업을 확장하는데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