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사업 면세점, 비용 절감·관광객 증가에…'흑자 전환' 기대감↑

현대백화점 면세사업, 3분기 흑자 전환 예상 우세
허리띠 졸라매기에 외국인 방문↑…中 관광객도 늘어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마친 뒤 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6.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업황 부진으로 매년 막대한 적자를 냈던 면세점업계가 최근 비용 절감 노력 및 외국인 방문객 증가 등으로 3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긴 부진에 빠졌던 면세업계에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46억 원)보다 22% 늘어난 수치다.

업황 부진으로 분기마다 막대한 적자를 냈던 면세점 사업이 선전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스1이 최근 증권사 12곳의 현대백화점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12곳 모두 3분기 면세점 사업이 흑자(1억~29억 원)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에서 흑자를 거둘 경우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2023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흑자 전환하게 된다. 지난 2018년 11월 면세점 사업에 공식 진출한 후 반짝 흑자를 낸 2023년 3분기를 제외하면 2019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25분기 동안 모두 적자였는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부문은 지난 8월 동대문점을 폐점하면서 매출액이 크게 줄었지만, 그보다 철수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가 더 커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정책 시행 첫날인 29일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중국 보험 VIP 고객을 포함한 다양한 테마 단체까지 총 1,500여 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9/뉴스1

타 면세점도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 동대문점 폐점 등으로 시내 면세점 경쟁이 완화돼 원가율이 개선됐고, 업계 내에서도 희망퇴직 등 비용 효율화를 위한 자구책이 잇따라 실행되면서 실적도 소폭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흥국증권은 호텔신라 면세사업(TR)의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해 3분기 390억 원에서 올해 3분기 20억 원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영업권 반납으로 연 600억 원 수준의 손실이 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신증권도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면세사업(신세계디에프)의 영업손실 규모가 16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

특히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등 외국인의 한국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은 1238만명(8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면세점의 집객력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객단가가 높은 중국 관광객 숫자가 회복돼야 매출이 성장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매출 증가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류 콘텐츠 확산과 K-컬처에 대한 외국인의 폭발적인 반응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한국 면세점의 업황은 중국, 중동, 동남아 관광객 인바운드가 얼마나 빠르게 확장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