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내내 보릿고개…이른 추위에 패션업계 '반색'
내수 소비 둔화 장기화에 소비재 직격탄…상반기 패션 소비 -2.6%
3분기까지 실적 고전 예상…FW 제품 수요 본격화로 4분기 반등 기대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내수 소비 경기 둔화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패션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매출 시즌인 FW(가을·겨울) 시장이 본격화함에 따라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올해 긴 무더위로 업황이 장기화하면서 3분기 실적 역시 난망이지만, 짧은 가을 대비 긴 겨울이 예상되는 만큼 탄력적인 시즌 대응으로 수요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2일 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섬의 경우 매출 3151억 원(+0.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4억 원(-26.66%)으로 감소 전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3150억 원(+6.41%)으로, 영업이익 36억 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일부 패션업체들이 3분기 소폭 반등도 예상되지만 상반기까지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연매출에서는 여전히 모멘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2분기 매출(-0.58%), 영업이익(–36.54%) 모두 감소했다. 한섬(-1.1%, –82%)이나 코오롱FnC(-9.2%, -53.4%) 등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손실(23억 원)을 냈다.
특히 이달 초까지 무더위가 장기화하면서 3분기 실적도 녹록잖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상품군별 매출 증감률에서 패션은 1~6월 2.6% 감소했다.
다만 이달 중순 이후 지난해 대비 기온이 급격하게 하강하면서 마진율이 높은 겨울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4분기 실적 방어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나온다. 산업부 매출 증감률에서 7월(+2.3%) 이후 8월(+2.3%) 등 소폭 반등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이상고온 현상이 특히 심해 추석까지 반소매 위주 제품들이 주로 판매됐다"면서 "지난해 늦더위를 감안해 올해 생산물량은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올해 예상보다 선선한 날씨가 빨리 찾아오면서 판매량 수치가 지난해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튜디오 톰보이(STUDIO TOMBOY)는 이달(1~15일) 경량 패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이러한 수요 변화에 대응해 경량 패딩 출시 시기를 예년보다 2주가량 앞당겼으며, 전체 다운 제품 중 경량 아이템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간절기를 겨냥해 기획한 온라인 전용 아우터(패딩 조끼, 패딩 재킷 등)는 같은 기간 매출이 70% 이상 늘어나면서 리오더(재발주)에 들어갔다"면서 "올겨울 큰 기온 변화와 강추위가 예상되는 만큼 보온성과 실내외 활동성을 높이기 위한 레이어링(겹쳐입기) 아이템을 다양화해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코오롱FnC 역시 다운류 전체 매출액이 전주 대비 2배 증가했으며 경량 다운은 전주 대비 매출이 90% 가까이 늘었다. 코오롱FnC 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후 변동성이 이어짐에 따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의 과다 생산은 지양하고 반응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등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LF 닥스도 재킷 매출은 47%, 스웨터 29% 등 FW시즌 제품들의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LF 측은 "브랜드별로 예측 기반의 선제적 상품 운영과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며 기후 변화에 따른 상품 기획 및 수요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소비자 니즈를 면밀히 관찰해 시의적절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까지 이어졌던 이례적인 고온과 달리, 올해는 예년 수준의 기온을 보임에 따라 방한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업황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기존 생산량 증가 방식이 아닌 수요 증가에 따른 반응생산으로 대응하는 분위기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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