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그대론데 혜택은 축소"…유통업계 번지는 슈링크플레이션

커피빈코리아, 유료 멤버십 '오로라 멤버스' 모집 앞두고 혜택 축소 논란
교촌치킨도 중량 줄여 논란…고정비 부담 속 슈링크플레이션 현상 확산

서울시내 한 커피빈 매장의 모습. 2022.12.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커피빈코리아가 유료 멤버십 '오로라 멤버스'의 신규 모집을 앞두고 혜택을 축소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혜택이나 용량만 줄이는 일명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유통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코리아는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연간 회원제 프로그램인 '오로라 멤버스 4기'를 모집한다. 연회비는 4만 원으로 음료 쿠폰과 상시 할인 MD 상품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문제는 지난해와 같은 금액을 유지하면서도 구성 혜택이 간소화됐다는 점이다. 올해 멤버십 구성은 △정가 3만 6000원 상당의 텀블러 1종 △음료·푸드·MD 10% 상시 할인 쿠폰 △앱 쿠폰 4장 △시크릿 쿠폰 등으로 이뤄졌다.

언뜻 보면 텀블러 제공으로 혜택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쿠폰 수량과 할인 폭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앱 쿠폰 수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오로라 멤버스 3기'는 음료·푸드·MD 쿠폰 15장을 비롯해 생일 쿠폰, 시크릿 쿠폰, 상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해 '가성비 멤버십'으로 호평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앱 쿠폰이 10장 이상 줄어 소비자 체감 혜택이 확연히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원두값 상승과 인건비 부담 확대 등으로 멤버십 혜택 축소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00년대 초반 스타벅스와 함께 국내 프리미엄 커피 시장의 양대 축으로 꼽히던 커피빈코리아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커피빈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5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으며 영업손익은 11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은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교촌치킨이 순살치킨의 중량을 줄이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낸 것 역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교촌치킨은 지난달부터 주요 순살치킨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약 30% 줄이고 원재료를 '닭다리살 100%'에서 가슴살 혼합으로 변경했다. 특히 이러한 변경 사항을 사전 고지하지 않고 홈페이지 표기만 수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

다만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량을 줄이는 것이 목적은 아니었다"며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배달앱·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명확히 안내하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재 업계 전반에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을 직접 올리기보다는 혜택을 줄이거나 구성품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변화가 사전 고지 없이 이뤄질 경우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더라도 소비자 체감 가치 하락으로 인해 멤버십 이탈이나 브랜드 충성도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