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배달앱 대화' 한 달간 개점휴업…논의 지지부진 우려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 9월 셋째주부터 회의 연기
"서로 접점 찾아야 한다는 데 동의…결과 도출할 것"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민병덕 위원장과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 등 참석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배달앱(배달의민족) 사회적대화기구 중간합의문 발표 브리핑에서 중간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6.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자영업자의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가 가동된 지 두 달 가까이 됐지만 최근 회의가 연달아 연기되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당분간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회의가 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합의안 도출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국회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乙)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가 주도하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는 지난달 25일 예정됐던 회의를 열지 않았다. 지난달 18일에도 '라이더 분과' 회의만 열고, '입점업체 분과' 회의는 열지 않았다.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는 지난 8월 22일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한 차례씩 한 달 동안 회의를 진행했다. 그동안 수수료율 관련 각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청취 및 검토하고, 입점업체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준비를 위해 국회 업무가 많아지면서 9월 3주차부터 회의가 자연스럽게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회의도 순연될 예정이며, 다음 주도 추석 연휴인 만큼 가동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9월 둘째 주 이후 한 달 동안 개점휴업 상태가 되는 것이다.

추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정감사 기간 중에는 회의가 매주는 아니라도 수차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회의에 참여하는 주요 의원들이 국정감사 준비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고, 이전까지 회의 가동도 장기간 멈추면서 배달앱 논의가 지지부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가 사회적 대화기구 논의에 빠지면서 대표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문제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재 입점업체 분과 회의에 참여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단체고,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도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

그러다보니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수수료 논의를 주도한 배달앱 상생협의체에는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 등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가 참여해 전가협과 서로의 입장을 놓고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며 "올해는 소상공인 단체가 빠지면서 싸울 대상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회적 대화기구가 수수료율 인하 폭을 정하는 건 어려운 만큼, 법제화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이 자율 상생안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당장은 정부와 배달앱 기업이 상생기금을 출연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수수료율 인하 폭은 장기적으로 논의해 결정하자는 취지다.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는 참여 단체들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서로 입장 차이가 크지만 조금씩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서로 의지가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