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이야, 도쿄야?"…K-패션 입고 K-푸드 즐기는 일본
日 돈키호테 가득 채운 'K-라면·주류·화장품'
"마뗑킴 옷 입고 비비고서 도시락 포장해요"
- 김진희 기자
(도쿄=뉴스1) 김진희 기자 = 지난 19일 일본 도쿄 빌딩 숲 사이 한 건물. 익숙한 글자로 적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CJ제일제당(097950)의 간판 브랜드 '비비고'(bibido)였다.
이곳은 CJ제일제당이 지난해 9월 문을 연 비비고 마켓이다. 대표 제품인 만두 등 냉동식품을 비롯해 각종 소스류, 컵밥과 같은 CJ제일제당 제품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60평 규모의 공간에 코너별로 CJ제일제당 제품이 전시돼 있는가 하면 안쪽에는 이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취식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매장 한켠에는 포토존, 브랜드 체험존이 마련돼 친근감을 더했다.
이 곳에서는 비비고 떡볶이, 김밥, 핫도그, 닭강정 등 한국을 대표하는 분식 메뉴도 즉석 조리해 판매됐다. 커피, 슬러쉬와 같은 음료 메뉴도 제조해 판매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면 30~40명 정도가 방문해 식사를 하거나 도시락 개념으로 포장해 간다고 한다. 이 일대는 직장인이 많아 비비고 마켓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특히 최근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반응이 뜨겁다고.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마켓은 단순히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매장이라기 보다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 경험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며 "바이어들도 방문하는 쇼룸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 외에 도쿄 곳곳에서 K-컬처 체험이 가능했다.
시부야에 위치한 대형 멀티숍 '메가 돈키호테'에 들어서자 마치 한국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입구에는 뉴진스 등 한국 연예인이 모델인 브랜드 광고가 부착돼 있었다.
식품, 화장품 등 코너별로 한국 상품 구역이 따로 조성돼 있기도 했다. 주류 코너는 참이슬, 새로와 같은 기본템부터 바프 아몬드 막걸리와 같은 'MZ 겨냥템'도 구비돼 있었다.
비비고 만두, 불닭볶음면처럼 K-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상품은 일본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한눈에 받았다.
화장품 코너에서도 조선미녀, 스킨천사(스킨1004), 메디큐브 등 K-뷰티를 이끄는 인디 브랜드 상품이 일본 브랜드 상품을 압도했다.
K-컬처는 일본 전역에 녹아 있었다. 길거리에서는 K-패션 대표 브랜드인 마뗑킴 옷을 입은 일본인을 다수 볼 수 있었다.
시부야 소재 파르코 백화점에는 한국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는 소식에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K-패션을 입고 K-화장품을 바르며 K-푸드를 즐기는 일본인이 즐비했다. 서울인지 도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파르코 백화점에서 만난 한 일본인 여성은 "한국 패션이 좋아서 성수동, 한남동까지 찾아가고는 했는데 평소 관심이 있던 브랜드가 일본에 들어온다고 해서 아침 일찍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으로 진출하는 국내 기업도 급증하는 추세다. 마뗑킴의 경우 일본 1호점인 시부야점 반응이 좋아 일본 전역으로 매장 확대를 계획 중이다. 내년 오사카/나고야 매장, 도쿄 플래그십 스토어 개소에 이어 2029년까지 15호점까지 매장을 출점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파르코 시부야점에 더현대 글로벌 정규 리테일숍을 오픈, 국내 패션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 및 판매한다. 내년 상반기 도교 오모테산도 쇼핑거리에 약 660㎡(2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향후 5년간 일본에서 5개 리테일숍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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