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전국 '수제맥주' 여기에…편의점이 살린 지역경제

엄진호 GS리테일 와인25플러스 매니저 인터뷰
고객 참여 행사 확대…'세계 1위' 에일스미스 출시

엄진호 GS리테일 와인25플러스 파트 매니저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강남타워 GS25 매장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수제 맥주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5.8.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시원한 캔맥주 소비가 크게 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GS25의 온라인 맥주 판매 성장세는 독보적이다. GS25 온라인 스마트오더의 올해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30% 신장했고, 맥주를 사면서 안주·스낵·간편식품 같은 관련 상품 매출까지 덩달아 오르는 등 효자 상품이 됐다.

GS25 온라인 플랫폼의 맥주 카테고리를 담당하는 엄진호 매니저(MD)는 그 이유로 다른 판매 채널에 없는 다양한 맥주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GS25 온라인에서 취급하는 맥주 종류는 약 500종으로, 타 편의점 대비 2배 이상 많다.

특히 전국 각 지역의 수제맥주를 소개하는 '주(酒)루마블 전국 8도 8색' 프로젝트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GS25는 국내 지역 양조장에서 직접 만든 수제맥주를 올해 새로 취급했다. 강원 정선의 경우 특산물인 곤드레가 들어간 '곤드레필스너', 울릉도는 '용출수'로 만든 '울릉 스위밍라거' 등 지역 특징이 담겼다.

엄진호 GS리테일 와인25플러스 파트 매니저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강남타워 GS25 매장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수제 맥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특색있는 수제맥주를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4개월 동안 GS25 수제맥주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2% 증가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8종으로 시작했지만,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자 지역 양조장 측이 여러 상품을 추천하면서 최근에는 정선·울릉·가평 등 지역의 수제맥주 취급 종류가 18종까지 늘었다.

해당 상품은 기존에도 지역의 양조장에서 취급하고 있었지만 알려지지 않았다. 엄 매니저는 이런 양조장을 하나씩 찾아다니면서 판로를 만들었다. 지역 입장에선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기업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로코노미'(Local+Economy) 소비를 통해 상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는 "강원 정선의 경우 폐광이 많은데 해당 지역 양조장에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제맥주를 만들었다'고 했다"며 "이렇게 만든 수제맥주 중에선 '대한민국 주류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상품도 나오면서 고객들의 신뢰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GS25 '카스 신선픽업'(GS25 제공)

갓 만든 '신선맥주'의 성장세도 독보적이다. GS25는 월요일에 공장에서 생산돼 금요일에 받아보는 '카스 신선맥주'와 생산 후 21일 동안 맛을 유지하는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 등 신선맥주 제품을 취급해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6배 늘었다. '카스 신선맥주'의 지난 11~29일 주문 건수는 3300건에 달한다.

양조장을 직접 방문해야 마실 수 있는 갓 생산된 맥주를 5일 내에 받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엄 매니저는 "맥주 애호가들이 모여 갓 생산된 맥주를 맞히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다는 온라인 게시글을 봤다"며 "고객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으로 바이럴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이런 고객 참여형 이벤트를 확대하고 있다. 오는 12일에는 40명의 고객과 강원 홍천의 하이트 진로 공장을 방문해 켈리·하이트·테라 등 갓 생산된 맥주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예정이다. 10월에는 GS25가 주최하는 '맥주 시음회'도 예정돼 있다. 이런 행사를 통해 맥주를 사서 마시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경험해보는 '맥주 문화 경험' 플랫폼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엄진호 GS리테일 와인25플러스 파트 매니저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강남타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8.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상반기 '주루마블' 콘셉트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활성화했던 것처럼 하반기에는 '신대륙, 신맥주를 찾아서' 캠페인을 통해 미국 크래프트 맥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대륙에서 온 새로운 감각의 맥주를 하나씩 탐험한다는 콘셉트로, 각각의 맥주를 깊이 있게 소개하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콘텐츠로 구성된다.

주요 제품으로는 9월 중 선보일 예정인 '에일스미스 IPA' 맥주가 있다. 풍부한 홉 아로마와 진한 풍미로 온라인 맥주 평가 사이트인 '레이트비어'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을 받은 '세계 1위' IPA 맥주다. 해당 제품을 국내에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과 등 진짜 과일로만 만든 '포틀랜드 애플사이더'도 함께 선보인다.

엄 매니저는 "전국 각지의 우수 수제맥주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역 양조장과 협업해 지역 경제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고객이 맥주를 이야기로 즐길 수 있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기획을 강화하고, 맥주 공장 견학·시음회 등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