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비싼데 9월 더 오른다…강원도 가뭄에 '金감자' 우려

감자 도매가, 전년比 30% 급등…소매가도 18%↑
가뭄·폭염에 작황 부진…9월에는 5% 더 오를 듯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5.5.29/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강원 지역에 가뭄·폭염 등 이상기후가 지속되면서 밥상에 주로 오르는 감자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당분간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계 부담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3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8월(1~23일) 감자 도매 가격(가락시장·20kg 기준)은 3만 708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0.4% 오른 것으로, 평년(최근 5년 평균값)과 비교해도 20.4% 높다.

특히 최근 들어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같은 조사에서 7월 감자 도매 가격은 3만 1131원으로, 한 달 사이에만 19.1% 올랐다.

소비자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8일 기준 감자 소매 가격(100g)은 415원으로, 지난 달 28일(351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18.2% 올랐다. 20kg으로 환산하면 8만 3000원이다.

감자 가격이 상승한 건 고랭지 감자 생산 비중이 높은 강원 지역에 최근 폭염 등 이상기온이 지속되면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7~8월 강원 지역 최고 기온은 31.2도로, 평년(29.8도)보다 높은 편이다.

특히 최근 지속된 가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통상 7~8월은 감자가 커지는 시기(비대기)인데, 물이 많이 필요한 시점에 가뭄이 지속되면서 생육이 부진해졌다는 것이다. 7~8월 누적 강수량은 278.0mm로, 평년(463.7mm)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감자 생육이 지연되면서 7~8월 수확된 감자 중 '왕특(200g)' 이상의 비중이 전년 대비 10~20%포인트(p) 하락하는 등 감자 크기가 전반적으로 작아졌다. 이는 상서율(상품성을 갖춘 작물의 비율) 하락으로 이어져 특·상품의 가격을 높였고, 결국 전체 감자 가격을 밀어 올렸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4.6.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제는 앞으로다. 농업관측센터는 8월 중순 내린 비로 감자 수확이 지연되면서 9월 감자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6.5%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전체 생산량도 11만 4514톤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9.4%, 평년 대비 7.2% 줄어든 수치다.

출하량 감소에 상서율 하락까지 겹치면서 9월에는 감자 가격이 더욱 오를 전망이다. 농업관측센터는 9월 감자 도매 가격(가락시장·20kg 기준)이 3만 9000원으로, 이달(3만 7080원)보다 약 5%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25%, 평년 대비 20% 높다.

감자는 찌개·반찬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주요 식재료인 만큼 가격 상승으로 가계 및 물가 부담이 가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장기적으로는 감자칩 등 감자를 이용한 식품 제품의 원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비상급수차량 등 관수시설을 동원해 농업용수 부족에 대응하고, 감자 수급 안정을 위해 해외 수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할인 행사를 통해 감자 가격을 낮추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물가잡기 캠페인 '더 핫'을 통해 국산 감자(1.5kg)를 4990원에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감자 소비량은 연중 일정한데 최근 산지 수매 가격이 크게 높아지면서 시세를 파악하기 힘들다"며 "최대한 할인 행사를 확대해 소비자 부담을 덜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