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정산주기 단축, 부작용 야기…납품업체 피해 갈 것"
한국유통법학회·한국유통학회 공동 특별세미나 개최
공정위 "납품업체, 정산 주기 당긴다고 피해 없어"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티메프, 홈플러스 사태로 대금 정산주기가 유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획일적인 정산주기 단축은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학계의 의견이 나왔다.
한국유통법학회·한국유통학회는 26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유통산업 변화의 흐름 속, 상생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공동 특별세미나를 열고 '대규모유통업법상 대금지급 기일 단축의 쟁점과 과제'에 대해 다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연간 중개수익 100억 원 이상 또는 중개 규모 1000억 원 이상인 업체는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 안에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심재한 영남대 교수는 "20일 이내에 정산한다면 현금 유동성이 위축된 중소 납품업체가 피해를 보고 소비자들의 청약 철회권이 침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산주기가 짧아지면 유통업체의 매입량이 줄고 소비자들은 상품 회전이 빠른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중소 협력업체의 재고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게 심 교수의 의견이다.
또한 유통업자가 짧은 정산주기를 피하기 위해 해외 셀러로 거래처를 옮길 가능성이 있고, 소비자가 반품을 원할 때 이미 돈을 받은 제조업자가 환불에 소극적일 수 있어 소규모 유통업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도 했다.
정명균 호서대 교수는 "유통업계는 다양한 업태와 매입구조를 갖고 있는데 정산주기를 획일적으로 단축하는 건 유통산업 생태계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매 경쟁력은 자금 흐름에 있는데, 정산주기가 짧아지면 유통업체는 단기자금 운용 압박이 발생한다"면서 "신규 투자 여력이 축소되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이자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유통업체의 재무 상태를 고려한 정산주기 설계 △온오프라인, 업태·매입유형별 정책 차등 적용 △자율 협의 또는 협의체 구성을 통한 정책 추진 △정책 유예기간 부여 및 공정거래 협력 이행 평가 기준치 조정 등을 대안으로 소개했다.
두 교수 모두 티메프, 홈플러스 사태는 잘못된 경영 때문에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 교수는 정산주기를 단축했다면 사태가 더 빨리 발생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호택 계명대 교수는 "여러 부정적인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제도를 활성화하고 차등적인 시행이 된다면 대금지급 주기 단축이 우리나라 유통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공정위 유통대리점정책과장은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은 대규모 유통업자에 포함이 안 돼서 정산 기한이 없다"며 "납품업체들은 대금을 받기까지 속이 타들어 간다면서 법 개정을 서둘러달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금 지급 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당긴다고 해서 대금 지급 주기가 더 자주 돌아오는 게 아니라 거래 비용이 늘지 않는다. 두 달 전 판매 대금이 아닌 전월 것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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