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고구마·영양 고추…지역 농산물 입은 K푸드 '시선 집중'
출시 한 달 만에 240만개…익산 고구마 활용 맥도날드 버거 흥행몰이
급식에 라면까지 로코노미 빠진 식품업계…로컬 상생 마케팅이 지자체·농가도 화색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상생 마케팅이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식품업계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로컬 특산물에 브랜드 스토리를 입혀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은 안정적인 판로와 홍보 효과를 얻는 '윈윈' 구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31일 맥도날드에 따르면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 & 머핀'은 지난달 출시 이후 출시 4일 만에 50만 개, 9일 만에 100만 개가 팔리며 입소문을 탔으며 한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240만 개를 돌파했다.
출시 당시 익산의 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는 '자랑스럽다! 익산 고구마! 맥도날드 버거로 금의환향!'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릴 정도로 지역 사회의 관심과 자부심도 컸다. 지역 농산물이 글로벌 브랜드의 히트 메뉴로 재탄생하면서 기업과 지역 모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셈이다.
오뚜기 또한 스테디셀러 라면 브랜드에 로컬 스토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로코노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더핫 열라면'은 오뚜기의 대표 장수 제품인 열라면 라인업에 경북 영양군의 특산물 '영양고추'를 접목한 제품이다.
영양고추는 고지대의 청정 환경에서 자라 과피가 두껍고 매운맛과 당도가 균형을 이루는 고급 품종으로 국내 최고 품질로 평가받는다. 오뚜기는 단순히 신제품 하나를 내놓는 수준이 아니라 이미 자리 잡은 스테디셀러 제품을 리뉴얼·확장하는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상생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CJ프레시웨이도 지역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맛남상생'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충남 서산 감자·양파, 부여 수박, 청양 버섯, 제주의 월동 양배추·무·당근 등 20여 종의 농산물 약 2700톤을 산지에서 공급받아 전국 180여 개 급식장에 유통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농가는 안정적인 공급처와 함께 홍보 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소비자는 국내산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와 차별화된 메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식품업계의 지역 상생 활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과거 단순한 기부나 CSR(사회공헌) 차원에 머물던 한계를 넘어 이제는 제품 경쟁력 강화와 매출 증대까지 이끄는 전략적 수익 모델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이러한 협업은 지역 특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농가 소득 안정화와 관광·홍보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전국적 유통망을 지닌 식품 회사 또는 프랜차이즈 업계와 손잡는 경우 한정된 지자체 예산으로는 어려운 전국 단위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더 큰 파급력을 가진다.
실제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성인 소비자의 81.6%가 로코노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절반가량은 '이색적인 경험'과 '특별한 가치'를 로코노미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이유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로컬 농산물은 그 자체로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지닌 콘텐츠"라며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착한 소비를 넘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상생이 식품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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