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수출된 라면 3개 중 2개는 잘 나가는 '여기' 라면

한국 라면 수출 1조441억 중 삼양식품 7085억 67.8% 차지
미국법인 매출 1위로 올라·유럽도 급성장 중…中 역시 우상향 유지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K-라면 중 홀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삼양식품(003230)이 수출 실적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27일 삼양식품 IR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라면 수출액 1조 441억 원 중 삼양식품은 7085억 원으로 67.8%의 점유율을 보였다. 상반기 수출된 라면 3개 중 2개가 삼양식품 제품이라는 의미다.

삼양식품의 글로벌 확장세는 여전히 거세다. 5개 현지 법인 중 미국 법인은 기존 주력 시장이던 중국 법인의 매출을 제치고 지난해 4분기부터 '1등 법인'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4분기 미국 법인은 1104억 원, 중국 법인은 1098억 원을 기록했고, 미국 법인의 매출 증가 추세는 올해 들어 더욱 가속화하면서 2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132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5.3%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7월 신설한 유럽 법인의 성장세도 인상적이다. 첫 분기 매출은 27억 원의 미미한 수준에서 시작했지만, 같은 해 4분기에는 300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1분기는 다소 주춤한 246억 원 선을 기록했지만, 다시 2분기 기준 501억 원으로 성장하면서 유럽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중국 법인도 2등으로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우상향을 유지 중이다. 2분기에는 125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3.4% 성장한 수치를 보였다. 미국 시장의 급성장에도 기존 주력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견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성장세에 삼양식품은 최근 1년 임직원 600명 가까이 충원했고, 주요 임원진에도 삼성전자, CJ, 롯데 등 각기 다른 회사와 영역에서 인재들을 영입해 글로벌 확장에 대비하고 있다.

관세는 여전히 변수…6월 현지 재고 쌓아두면서 7월 라면 수출 하락

다만 관세 문제는 여전히 변수다. 오는 7일부터 적용되는 한미 상호관세 적용에 따라 미국 현지 재고가 확충되면서 매출이 증가함에도 2분기 총자산회전율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든 1.1을 기록했다.

실제로 관세 협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던 시기 6월로 대미 수출이 몰렸고, 7월부터는 물량이 빠지면서 라면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7월 1737만 3265달러에서 지난달 1427만 5261달러로 17.8% 줄었다.

기존에 없던 관세가 15% 붙으면서 가격 경쟁력도 부담은 부담이다. 기존 제품이 0.2~0.3달러 더 붙는 수준이라 업계에서는 '큰 차이는 아니다'지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재 특성상 시장 점유율 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1~2달러 선에서 300~400원 더 붙는 선이니까 엄청난 타격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비수기 등을 고려하면 일부 수출이 빠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