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신드롬]⑨한상근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부원장 "'K' 넘어 'G-뷰티'로 진화"
"K-뷰티 원동력은 다양성과 포용성, 최고 수준의 기술력"
"韓 ODM 기술, 세계 최고 수준…K-뷰티는 혁신 결과물"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K-뷰티 산업의 강점은 다양성과 포용성입니다.진화를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세계 최고 기술을 받아들여고객에게 좋은 제품으로 다시 돌려주는 선순환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한상근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부원장은 K-뷰티가 전 세계 뷰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배경으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꼽으며 'K'(Korea)를 넘어 'G(Global)-뷰티'로의 진화를 위해 '기술의 포용성'을 강조했다.
한상근 부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세계 주요 ODM사들이 내수나 주요 시장 국가에 주력하는 폐쇄적인 전략을 취한 반면, 한국 ODM은 '다양성'에 빠르게 대응했다"며 "이는 K-뷰티가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고객을 확보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밟게 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한 부원장은 "컬처 교류가 K-뷰티 인기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점은 확실하다. 2010년대 중국 시장이 열릴 때도 컬처가 먼저였고, 2020년 이후 미국이나 유럽 시장도 마찬가지다. BTS(방탄소년단)가 참 고맙다"면서 "문화가 자연스럽게 전달되고 흡수되면서 국가 간 심리적 거리도 짧아지고 제품에 대한 거부감도 사라진다. 여기에 기술력이 신뢰도를 높인 것"이라고 K-뷰티 신드롬 배경을 지목했다.
한 부원장은 한국 화장품 기술력에 대해 2010년(중국 진출)과 2020년(미국, 일본 등) 이후의 전환점을 짚었다. 그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 화장품은 해외 유수의 제조 레시피(처방전)를 의존하는 수준에 그쳤다"면서 "이후 원브랜드숍의 등장과 중국 시장이 확대하면서 브랜드와 제조사가 증가했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ODM의 '다량'과 '속도 생산' 기술력도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전환점으로, 중국에서 미국과 일본, 유럽 등으로 글로벌 시장이 본격화하면서 ODM(한국콜마 1990년, 코스맥스 1992년)의 지난 30년 기술 축적과 응집된 결과물이 K-뷰티 인기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콜마의 경우 2019년 전국 각지 13개 연구소를 지금의 기술연구원으로 통합해 연간 1만 5000여 개(2024년 기준)의 화장품 제조 레시피를 연구하고 있다. 국내외 4300여 개 브랜드와 협력하며 연간 6억 개 생산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2013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OTC 인증과 연구개발(R&D, 2024년 1369억 원) 투자를 확대하면서 확보한 선케어(특허 60여 건) 기술력은 즉시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전 세계 수준급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콜마로 의뢰하는 제품의 약 30%가 선케어다. 프랑스 EVE Vegan, 영국 Vegan Society 등 비건 인증이나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인도네시아 무슬림협의회(MUI) 인증, 미국 아마존 뷰티 협업 등도 K-뷰티 경쟁력 확보 일환이다.
한 부원장은 "ODM 산업은 서구에서 발전했지만 그들은 보수적이고 정체돼 있다. 무엇보다 연구와 생산의 분리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면에서 낮다"면서 "반면 한국은 좋은 기술의 유입과 포용성의 기술 혁신이 강점이다. 98% 이상이 '내 피부는 민감하다'는 까다로운 한국 고객에게 단련됐고, 100번의 테스트도 마다하지 않는 끈기와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한 기술의 융합과 응집 집약체가 바로 K-뷰티"라고 말했다.
전 세계 화장품 강국의 제조 기술을 배우던 한국 화장품이 이제는 글로벌 트렌드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하고, 가장 빠른 생산력과 다양한 피부에 가장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으로 우뚝 섰다.
한 부원장은 "좋은 원료를 많이 사용하면 '사용감'(Sensory)이 떨어진다. 그러나 K-뷰티는 좋은 원료에도 '잘 발리는 화장품'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그 '센서리' 기술력에 대해 배우러 온다. 이것이 바로 경쟁력"이라면서 "한국 화장품의 기술력은 절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았고 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컬처도 사람이 만들고, 테크놀로지도 사람이 만든다. K-뷰티는 제품에 타협하지 않았고, 스타 마케팅으로 거품을 만들지 않았다"면서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은 기술 발전에 긍정적 신호다. 언젠가 다운사이클이 올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고객의 '다양성'과 '포용성'이 담긴 좋은 제품을 뼈대로 성장한다면 K-뷰티는 'K'를 넘어 'G'-뷰티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2019년 개원한 서울 내곡동 소재 한국콜마 기술연구원에는 총 600여 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해 지속가능한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융합연구하고 있다. 화장품·건강기능식품·의약품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들이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1/3 수준은 석·박사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의 약 6%를 R&D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1369억 원을 기술개발에 썼다. 35년간 축적한 기술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기술력을 넘어 브랜드의 비전 설계에까지 관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글로벌 니즈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탄생시키며 세계 시장에서 상당수가 한국콜마 고객사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1973년생 / 충북대학교 공업화학과 석·박사
▷ 주요경력
- 2025. 01~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부원장(부사장)
- 2022. 01~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부원장(전무)
- 2020. 01~ 대한화장품학회 부회장
- 2019. 12~2021. 12 한국콜마 스킨케어연구소 연구소장(전무)
- 2017. 02~2019. 11 한국콜마 스킨케어연구소 연구소장(상무)
- 2016. 01~2017. 01 한국콜마 스킨케어연구소 팀장(이사)
- 1996. 11~ 한국콜마 입사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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