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가족 모두 워치메이커…바이버, 인재 육성에 진심"

석승현 바이버 엔지니어팀 워치메이커 인터뷰
"한국 시계 시장 잠재성 커…전문 인력 양성 필수"

석승현 바이버 워치메이커.(바이버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시계를 수리하는 것은 단순히 고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소중한 추억을 되살리는 일입니다. 제 손을 거쳐 완성된 시계가 누군가의 손목 위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점, 그 시계가 고객 삶의 일부가 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점이 '설렘 포인트'입니다."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의 엔지니어팀에서 근무 중인 석승현 워치메이커는 14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워치메이커만의 특별한 경험이자 장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워치메이커는 시계를 분해조립 및 수리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전문 테크니션을 의미한다.

석 워치메이커는 시계 플랫폼 바이버에서 거래되는 상품 중 수리가 필요한 경우 오버홀(Overhaul, 시계 내부 부품을 분해해 세척, 주유, 조정 등의 작업을 수행하고 재조립해 시계 기능을 정밀하게 복원하는 작업)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 시계 내부를 열어 정밀하게 진단하는 작업도 담당한다.

석 워치메이커는 워치메이커 가문이다. 석 씨의 아버지를 비롯해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모두 워치메이커로 몸담고 있다. 석 워치메이커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시계는 늘 가까운 존재였다"며 "대대로 그 명맥을 이어간다는 데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를 따라 시작한 워치메이커의 길이 어느덧 14년째가 됐다고. 석 워치메이커는 그 선택이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신했다.

석 워치메이커는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듯 시계 역시 그 사람의 성격과 삶의 방식을 반영해 기능성, 디자인,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 등 다양한 매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석승현 바이버 워치메이커.(바이버제공)

석 워치메이커는 국내 시계 시장의 잠재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석 워치메이커는 "글로벌 명품 시계 시장은 미국이 1위, 일본이 2위로 규모나 문화 면에서 한국보다 성숙해 있다"며 "그 외 싱가포르, 홍콩, 유럽 등도 시계 시장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특히 2차 시장은 더더욱 그렇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계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워치메이커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석 워치메이커는 "현재 국내 A/S 센터에서 근무하는 워치메이커는 약 200~300명으로 추산되지만 시계 수리와 워치메이킹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고도의 집중력과 수작업 기술이 필요한 워치메이커 직업 특성상 젊은 세대 유입이 적고 기존 장인 세대의 은퇴로 인력 공백이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바이버는 시계 거래 플랫폼을 넘어 전문 인재 육성에도 참여하고 있다. 롤렉스, 리앤한 등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석 워치메이커가 바이버에 합류한 계기도 이 때문이다.

석승현 바이버 워치메이커.(바이버제공)

바이버에는 10년 이상 주요 브랜드에서 경험을 쌓은 숙련된 워치메이커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전문성을 뒷받침해 주는 최첨단 장비 역시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석 워치메이커는 "시계 산업은 정밀기술과 장인정신이 핵심인 만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 후속 세대 양성이 필수적"이라며 "바이버는 국내 대학 시계 관련 학과와 산학협력을 맺고 졸업 예정 학생을 대상으로 실습 과정을 운영하는 등 워치메이커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버는 말 그대로 '시계에 진심인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회사"라며 "개인적으로 단순히 대를 잇는 기술자에 머무르기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기술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