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김은 건강한 K-스낵"…대상, 글로벌 김 시장 공략 비결

박정철 대상 Seaweed 기획마케팅팀장 인터뷰
입맛·언어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저변 확대

박정철 대상 Seaweed 기획마케팅팀장이 해외에서 판매되는 김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대상 제공)

(서울=뉴스1) 이강 기자

"김은 건강식품입니다. 이 점을 현지화해 마케팅했죠."

'검은 반도체'라는 별명을 얻은 음식이 있다. 우리에게는 반찬으로, 해외에서는 간식으로도 먹는 '김'이다.

해외 김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중 대상은 지난해 매출액을 두 배 넘게 키우며 수출 실적 기준으로 국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미국, 뉴질랜드 등 30여 개국에 '오푸드'(O'Food) 브랜드를 내세워 김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는 '마마수카'라는 현지 전용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대상에서 김 해외마케팅을 담당하는 박정철 Seaweed 기획마케팅팀장을 만나 성장의 비결을 물었다.

박 팀장은 "김을 '건강한 K-스낵'으로 재정의하며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단백질 35% 이상 고함량 원초를 사용하고 있는 게 품질 차별화의 핵심"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는 '프로틴 김'이라는 이름으로 단백질, 비타민, 식이섬유 중심의 건강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올해는 캐나다, 중동, 필리핀 등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할랄, 비건, 글루텐프리 등 인증을 통해 바이어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박 팀장은 "소비자 조사 결과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대부분 국가에서 김을 '건강식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자연 친화적이고 플랜트 베이스 식품이라는 이미지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철 대상 Seaweed 기획마케팅팀장이 오푸드(O'Food) 브랜드의 김 간식을 소개하고 있다.(대상 제공)
소비자 입맛·언어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저변 확대

품질 차별화 다음으로 집중하고 있는 전략은 '현지화'다.

대상은 인도네시아에서 '른당맛', '솔티드에그맛' 등의 현지식 플레이버 김을 판매해 왔다. 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밥반찬이 아닌 간식이나 술안주 등으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에 맞춰 마케팅하고 있다.

박 팀장은 "수출하는 제품은 대부분 조미김이며 이외에도 김부각, 스낵형 제품, 자반김 등으로 소비층을 넓혀가고 있다"며 "특히 쌀을 소비하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플레이크 형태의 김이나 현지 플레이버를 적용한 제품들이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김을 건강식품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글로벌 홍보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8개 언어 자막이 포함된 총 53편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 중이며, 올해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대상은 김 원초 수급 안정을 위한 육상양식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박 팀장은 "기후 변수나 병해충에 취약한 해상양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중 생산이 가능한 육상양식으로 원초 수급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아직은 연구 단계지만, 장기적으로는 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