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어 교육, 한식에서 시작"… 美 교장단, 샘표서 한식 체험

한국어진흥재단 초청으로 방한해 겉절이·잡채 만들며 문화 이해
음식으로 언어·문화 잇는다…"젓가락질 어려웠지만, 생생한 경험"

샘표 본사 1층 '우리맛공간'에서 한국어진흥재단과 함께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거나 한국어반 신설을 고려 중인 미국 교장단이 한식 요리를 직접 체험했다.(샘표 제공)

(서울=뉴스1) 이강 기자

"젓가락질은 좀 어려웠지만, 맛은 정말 신선하고 놀라웠어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있는 메인스트리트초등학교의 케리 피어스 교장(47)은 이날 처음으로 직접 만든 겉절이와 잡채를 먹으며 이렇게 말했다.

4일 샘표(007540) 본사 1층 '우리맛공간'에서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거나 한국어반 신설을 고려 중인 미국 교장단이 쿠킹클래스에 참가해 한식 요리를 직접 체험했다.

이날의 수업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한국어 교육을 위한 사전 탐색의 일환이었다. 한국어진흥재단의 초청으로 방한한 참가자들은 "한국 음식이 '언어와 문화를 잇는 교육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피어스 교장은 "학교가 위치한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는 현재 삼성전자가 새 공장을 짓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 학교에도 한국 가족들이 많이 들어올 거라 예상돼 문화를 직접 배우러 오게 됐다"고 참가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양한 맛이 어우러지는 점과 만들기 쉬운 과정이 인상 깊었다"며 "평소 한국 음식을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 맛본 요리는 훨씬 건강하고 균형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젓가락 사용이 서툴러 고기를 집는 과정은 다소 어려웠지만, 그런 불편조차도 이번 경험을 더 생생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이홍란 샘표 우리맛 연구원은 먼저 한식의 핵심인 장과 발효의 원리를 설명하며 '연두', '고추장', '완두간장' 등 샘표의 주요 소스를 소개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있는 메인스트리트초등학교의 케리 피어스 교장이 샘표 본사 1층 '우리맛공간'에서 잡채를 만들고 있다.(샘표 제공)
한국어진흥재단 초청으로 방한해 겉절이·잡채 만들며 문화 이해

이후 참가자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두 가지 대표 메뉴인 겉절이와 잡채 만들기에 나섰다. 겉절이는 글로벌 전용 양념 '김치앳홈'을 활용해 만들었고, 잡채는 '새미네부엌 잡채소스'를 활용해 쉽고 빠르게 완성됐다.

행사는 단지 요리로 끝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쌀떡꼬치, 계란찜, 백년동안 흑초 음료까지 곁들인 한식 밥상을 함께 즐기며 음식 속에 담긴 한국의 식문화와 교육적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샘표는 참가자들에게 미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연두와 고추장 제품을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피어스 교장은 마지막으로 음식 문화 체험이 학교 교육과정에 접목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멋진 경험이었고, 한국 문화와 음식에 대한 이해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이 경험이 앞으로 학생들을 더 잘 도울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샘표 관계자는 "미국 교육 현장의 핵심 인사들에게 '한식을 쉽게 즐기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우리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식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