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내분 격화…"실적 부진" vs "윤여원 체제 불과 2년"
콜마홀딩스 "콜마비앤에이치 리포지셔닝…재정비 나설 것"
콜마비앤에이치 "실적 반등…콜마홀딩스 주장 명분 부족"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콜마그룹의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지주사인 콜마홀딩스(024720)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200130)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한다며 칼을 빼들었다.
이에 콜마비앤에이치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근거로 맞서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위법행위 유지 등 가처분 신청과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 등을 제기하며 대응에 나섰다.
콜마홀딩스는 1일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전면 리포지셔닝하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재정비에 나선다"고 밝혔다.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 3대 사업 분야로 지속 성장해 온 콜마그룹 안에서 콜마비앤에이치는 수년간의 실적 부진과 미래 전략 부재로 그룹 내 본연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판단에서다.
콜마홀딩스는 현재 경영진으로는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한계가 있다며 콜마비앤에이치의 재정비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5년간 실적, 시가총액, 주가 등 주요 경영 지표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2020년 별도 기준 956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39억 원으로 75%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7.8%에서 5.1%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가총액은 2020년 8월 2조 1242억 원에서 전날인 6월 30일 기준 4259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7만 원대에 달했던 주가도 1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한 계열사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악화가 외부 환경보다는 윤여원 대표이사의 독단적 의사결정과 미래 비전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 5년간 핵심 전문 경영인 2명이 연이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조직 내 전문성과 리더십 모두 심각하게 훼손되며 현재의 경영실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윤 대표가 ODM 사업의 본질과 거리가 먼 자체 브랜드 사업을 추진했던 것도 실적 악화의 주 원인으로 꼽았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정상화와 쇄신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정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주도하며 그룹 내에서 화장품·의약품과 함께 3대 축 중 하나임에도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이번 리포지셔닝을 통해 생명과학 사업의 핵심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전면적 쇄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이 같은 콜마홀딩스 주장이 무리하다는 입장이다.
윤 대표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데다가 실적도 최근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윤 대표는 2020년 콜모비앤에이치 공동대표에 선임됐으며 2023년부터 단독 경영에 나섰다.
콜마비앤에이치의 4월 별도 기준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45억 3300만 원, 35억 8100만 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49.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로 최근 1년 중 최고치다.
최근 증권가 보고서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의 올해 실적은 매출 6350억 원, 영업이익 320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 30% 늘어난 규모다.
2분기부터 수익성 회복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4월 영업이익이 36억 원을 기록해 1분기 전체 수익을 한 달 만에 달성한 점에 주목하며 구조적 체질 개선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36억 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IR협의회 리서치센터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콜마비앤에이치의 자체 사업 강화와 글로벌 매출 확대를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단기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체질 개선"이라며 "올해는 내실 경영의 성과가 외형 성장으로 가시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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