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서도 이어지는 가격 인상…"눌러왔던 원재료·인건비 힘들어"

李정부 집 후에도 아웃백·노랑통닭 등 가격 인상
"원재료 가격 몇년 떠안아 왔어…회사만 쥐어짜지 말고 생태계 봐줘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지만,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바람은 아직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권의 리더십 공백도 있었지만, 가격 인상을 택하는 이유는 치솟는 원재료값·인건비 등을 견딜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외식 브랜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파스타와 샐러드 등 일부 메뉴의 가격을 1000원에서 2000원 가량 인상했다. 특히 스테디셀러인 투움바 파스타 가격을 기존 2만7900원에서 28900원으로 3.6% 상향 조정했다. 아웃백의 가격인상은 3년 6개월 만이다.

최근 브라질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닭고기 수급이 어려웠던 탓에 치킨류 제품들도 가격 인상을 선택하고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를 주로 사용하던 노랑통닭은 오는 23일 치킨 메뉴 2000원 일괄 인상한다.

피자헛도 누리집을 통해 다음 달 15일부터 소이갈릭 윙 등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정확히 브라질산 AI 영향이라고 언급하진 않았지만, 피자헛 측은 "수입 계육 원재료 단가의 지속적인 상승과 전반적인 인건비 인상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시행하게 됐다"고 했다.

계란 가격 상승도 식품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하농원은 이달부터 동물복지란의 판매가를 인상했다. 6구 기준 5000원에서 5500원으로, 10구 기준 7900원에서 8600원으로, 15구 기준 9200원에서 1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계란 산지 가격 인상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후 라면·맥주·제과 등 주요 식음료 업체들은 일제히 가격 인상 행렬을 이어왔다. 계엄 사태 이후 관계부처의 리더십이 부재하게 되면서 장기간 눌려왔던 원가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라면 가격을 언급하는 등 새 정부가 생활 물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것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된 모습. 2025.6.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리더십 공백 큰 원인 아냐…회사만 쥐어짜지 말고 생태계 봐야"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리더십 공백은 가격 인상의 제일 큰 요인은 아니다"며 "이미 원자재 가격 인상을 회사가 떠안아 온 지 몇 해가 된 상태고, 인건비 부담 역시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닭고기 수급 외에도 기후 변화 영향으로 커피와 코코아 등의 가격도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고, 고환율로 인해 수입 원자재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여기에 매년 인상되는 인건비에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역시 가격 압박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가 문제가 언급되면 늘 회사를 겨냥하지만, 영업이익률 등을 따져 보면 회사를 쥐어짠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업계를 둘러싼 생태계 전체를 바라보고 물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