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익 13억→손실 27억"…'2년 연속 흑자 전환' 젠테, 말바꾸기 논란
2023년 상반기 실적, '13억 흑자→27억 적자' 1년새 번복
젠테 "자체 실적 추산 시 틀리는 경우 있어…오류였다" 해명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명품 플랫폼 젠테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2년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실적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젠테는 비상장사인 만큼 실적 공시 의무는 없지만 2023년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2023년 발표 내용과 이듬해인 2024년 발표 수치가 달라 논란이 확산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젠테는 2023년 8월 "2023년 상반기 결산 기준 매출 약 250억 원, 영업이익 약 13억 원, 순이익 약 7억 2000만 원을 달성했다"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순이익까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1년 뒤인 2024년에는 "지난해(2023년) 상반기 매출 224억 원, 영업손실 27억 원을 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330억 원, 영업이익 6억 2000만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젠테의 2023년 상반기 영업이익(13억 원)이 1년 사이 영업손실(-27억 원)로 바뀐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젠테가 투자 유치 및 고객 유입을 위해 상반기 실적 수치를 조작해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비상장사의 경우 재고자산을 통해 상반기 실적을 부풀려 발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적은 감사기관 조사를 받기 때문에 민감하고 중요한 부문이다. 특히 스타트업의 실적은 투자 유치의 지렛대로도 활용되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설령 젠테가 발표한 수치가 맞다고 치더라도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젠테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젠테의 2023년 매출액은 488억 원, 영업손실은 54억 원이다. 즉 젠테는 2023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13억 원을 기록했으나 하반기 적자로 돌아서며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패션, 명품 업계에서는 가을 겨울 시즌인 하반기가 성수기여서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좋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젠테는 비수기인 상반기 호조를 보인 반면 성수기인 하반기 실적이 고꾸라져 오히려 반대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젠테는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젠테 관계자는 "2023년은 외감기관이 아닌 시절로 재무팀도 없는 미숙한 조직이었다"며 "비상장 스타트업들이 자체적으로 실적 추산을 하다 보면 틀리는 경우가 있어 이후 실적 자료에서 보정하거나 오류를 수정하는 때가 왕왕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웬만한 스타트업의 경우 외감기관이 되기 전 실적들은 다 틀린 내용이 있을 것"이라며 "매년 흑자전환한다고 이야기하는 곳들은 다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당시 회사가 전혀 알려지기도 전이어서 광고 효과로 자료를 내지도 않았을 때라 PR 에이전시를 쓸 때였다"며 "내부 실적이 잘 나오다 보니 좋은 분위기라는 것을 에이전시에서 피칭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 숫자를 조작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2022년 이미 투자를 받았기에 2023년에는 투자 유치를 하지 않을 때였다"며 "누구를 속이거나 기만하려던 것이 아니고 투자 유치 목적으로 나쁜 장난을 친 건 더더욱 아니다"고 답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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