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티메프 아니죠?"…'회생 절차' 홈플러스, 소비자·협력사 불안

4일 기업회생 개시 신청…"자금 이슈에 선제 대응"
MBK 인수 후 신용등급 강등…영업 지속에도 불신

홈플러스 광주계림점 폐점정리 안내문 ⓒ News1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기업회생절차 신청했다네요.'티메프' 트라우마가 있는데 정상 운영되는 거 맞겠죠.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소비자와 협력사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측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홈플러스몰 등 모든 채널이 정상 영업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미지 타격'에 따른 신뢰도 하락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오전 10시부터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최두호 박소영 부장판사)에서 비공개로 대표자 심문절차가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측은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 하락으로 향후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조처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유동성 리스크'라는 시각이다.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이번에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렸다. 지난 2023년 3월 A3+에서 A3로 강등된 지 2년 만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잔여 계약기간의 모든 임차료를 계상한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실제 금융부채는 약 2조 원 규모다. 기업회생이 개시되면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업회생 개시 신청이 완료했을 때'라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하락 이유로 홈플러스의 과중한 재무 부담과 이익창출력 약화 등을 꼽은 만큼 재무 안정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유동성 확보난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고객 이탈이나 협력사 불안 가중 등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인천·부천본부 관계자들이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홈프러스 앞에서 총파업을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9.16/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특히 최근까지 이어진 홈플러스 관련 내홍도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4조 3000억 원을 금융권에서 빌려 테스코에 7조 2000억 원을 주고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20여 개 홈플러스 점포를 폐점 또는 매각 후 재임차 방식 등으로 자산을 처분해 오면서 4조 원에 가까운 빚을 갚았지만, 수익성 악화에 따른 폐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추진설에 이어 최근까지 홈플러스 동청주점, 안산선부점, 광주계림점 등 10여개 점이 영업을 종료, 홈플러스 측은 "수익 개선을 위한 만성 적자 점포 정리"라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MBK가 엑시트를 위해 홈플러스의 장기적인 경영 계획보다는 매각을 위해 규모를 줄이고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고배당을 지급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날 선 비판으로 맞섰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부채비율(+462%)은 개선되고 매출(+2,8%)은 상승세로, 이번 회생 결정으로 현금수지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금융 채권에 대한 상황 부분만 유예하는 것으로, 약 1000억 원의 잉여 현금이 축적돼 현금 수지가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좋고 현금흐름 좋아 납품업체 연쇄 부도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대금이나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며 상품권이나 포인트 등도 정상적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