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바꾸자"…패션업계, 불황 장기화에 리브랜딩 바람
브랜드 콘셉트 바꾸고 사업 효율성 높이고
소비자 수요 적극 반영…차별화·경쟁력 제고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 업계가 고물가 상황 속 소비 둔화로 실적 부진을 지속 중인 가운데 리브랜딩 승부수를 통해 반등에 나설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산하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잇따라 실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3086억 원, 영업이익 26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4%, 44.9% 감소한 규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은 2022년 1조5539억 원, 2023년 1조3543억 원으로 엔데믹 이후로 계속 감소 추세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 1153억 원에서 2023년 487억 원, 지난해 268억 원으로 급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추진 중이다.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MAN ON THE BOON)은 2016년 론칭 이후 10년 만에 브랜드 재정비에 나섰다.
지금까지 3040 비즈니스 맨을 타깃으로 한 유러피안 스타일의 남성복을 추구했다면 향후 '세대나 라이프 스타일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국 남성을 위한 패션 브랜드'로 탈바꿈한다. 한국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맨온더분은 지난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 아미리(AMIRI)와 피어오브갓(Fear Of God) 디자이너 출신 김시형 씨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지난 1년간 한국 남성의 체형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핏과 디자인을 개발하고 스토리를 입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 역시 론칭 25주년을 앞둔 지난해 말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현대 사회를 사는 한국인의 삶에 최적화된 브랜드로서, 올해부터 새로운 콘셉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 밖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여성복 브랜드인 지컷,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와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 등 다양한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120110)FnC부문(코오롱FnC)는 골프웨어 브랜드 엘로드와 잭니클라우스, 스포츠 브랜드 헤드의 리뉴얼을 진행한다.
엘로드는 클럽을 중심으로 전개해 프리미엄 토탈 골프 브랜드로 거듭날 계획이다.
테니스와 스키웨어 중심이던 헤드의 경우 종합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도약을 시도한다.
잭니클라우스는 서브 라이선스 비즈니스 구조로 바꿀 예정이다. 라이선스는 코오롱FnC가 보유하되 사업 운영권을 제삼자에게 허가해 주는 방식이다.
이들 브랜드는 사업을 효율화하고 핵심 사업 포지셔닝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데상트코리아가 전개하는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먼싱웨어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리브랜딩의 결실을 올해 내놓는다.
앞서 먼싱웨어는 엔데믹 이후 전반적으로 골퍼 연령대와 스타일이 젊어짐에 따라 브랜드 팬덤이 새롭게 재편되자 신규 소비자 발굴 및 접점을 확대하고자 리브랜딩을 시행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새 단장을 비롯해 의류 카테고리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브랜드를 대표할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윈드 브레이커의 비중을 높이고 폴로, 스웨터도 주력 상품으로 정했다. 컬러 폭을 확장하고 펭귄 로고를 적극 활용했다.
신규 라인 '펭귄 바이 먼싱웨어'도 선보여 3040 남성 골퍼를 공략한다. 먼싱웨어 본연의 디자인을 오마주하되 보다 젊은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다채로운 컬러, 위트 있는 그래픽과 아트웍을 활용한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전개한다. 가격은 기존 라인과 비교할 때 약 20~30% 낮게 책정해 접근성을 높였다.
이처럼 패션 업계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리브랜딩 승부스를 띄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은 지속되는데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패션가가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며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보다 해오던 브랜드를 리뉴얼해 기존 마니아층은 유지하되 신규 고객을 확대하는 전략을 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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