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만으론 부족해"…코카콜라, 한국 주류 시장 진출 배경은

기존 음료 성장 정체, 포트폴리오 다변화…"알코올 포함 종합 음료 회사로"
레몬도·바카디 등 글로벌 시장서 확대 중…국내 RTD 시장도 성장세

서울 시내 마트에 코카콜라가 진열되어 있다. 2023.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배지윤 기자 = 글로벌 음료 회사 코카콜라가 국내 주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국코카콜라는 국내에 '잭다니엘 앤 코카콜라'(잭콕) RTD 제품을 출시하면서 탄산음료 중심의 사업 전략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최근 잭콕과 일본 제조 주류 등을 국내로 수입·유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코카콜라에서 판매하는 주류 제품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음료 1~2%대 성장…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코카콜라의 이번 행보는 탄산음료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0년 이상 탄산음료를 제조·판매해 온 코카콜라는 대부분의 제품 라인업의 매출 성장률이 1~2% 수준에 그치는 등 성장이 정체 중이다.

탄산음료는 지난해 2%대 소폭 성장했고, 스포츠음료 등은 오히려 연간 기준 매출이 1% 줄었다. 지난해 실적발표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471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2% 감소했다.

그나마 제로 라인업이 건강 중시 소비 트렌드(헬시 플레져)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9% 성장했으나, 아직 시장 규모가 작고 이미 경쟁사들도 제로 제품을 완비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류 시장 진출은 탄산음료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음료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코카콜라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잭다니엘 앤 코카콜라(Jack Daniel’s & Coca‑Cola)(글로벌 코카콜라 보도자료 참고)
잭콕, 이미 미국·유럽·일본서 판매…바카디와 럼콕도 준비 중

코카콜라의 주류 시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18년 일본에서 탄산소주 추하이의 일종인 '레몬도'를 내놓은 바 있고, 2022년 멕시코에서 잭콕 RTD 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잭콕은 미국·유럽·일본 등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대표 럼 브랜드 바카디와 협업한 '바카디 럼콕'(BACARDÍ Mixed with Coca‑Cola RTD) 제품 출시 준비를 밝히기도 했다. 유럽과 멕시코 시장에서 올해 내 출시할 계획이다. 당시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알코올 RTD 음료 시장을 포함해 종합 음료 회사로 포트폴리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한국코카콜라의 사업목적을 비알콜성 음료에 대한 사업에서 알콜성 음료를 포함한 '음료 사업' 전체로 확장해 지난 2020년 11월 관련 등기를 마쳤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 코카콜라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최근 주류 회사들은 '논알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오히려 탄산음료에 가까운 제품을 내놓고 있는 반면, 코카콜라는 주류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기존 주류 업체들과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코카콜라 외에도 경쟁사인 펩시코 역시 2022년 보스턴 비어 컴퍼니와 협력해 '하드 마운틴 듀'를 출시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디아지오와 협력해 '캡틴 모건' 제품과 '펩시 맥스'를 섞은 RTD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RTD 하이볼 시장도 성장세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RTD 하이볼 매출은 전년 대비 적게는 200%에서 많게는 300% 선을 웃도는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사업을 해보진 않았어도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 역량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 업계로 진출하는 건 큰 파장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지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