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오겜 경험 확장 중시…CU 협찬? '흔들리지 말고 가자' 했죠"

이정표 GS리테일 마케팅 부문장
"서로 윈윈하는 관계…IP 사용료 합리적 수준 책정"

이정표 GS리테일 마케팅 부문장.(GS리테일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넷플릭스와는 초반부터 장기적으로 '윈윈'하는 관계로 설정해IP(지식재산권) 사용료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했습니다."

이정표 GS리테일(007070) 마케팅 부문장(상무)은 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2023년 6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넷플릭스와 제휴에 대해 "결속력을 갖고 신뢰하는 파트너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넷플릭스와 인연은 2022년 하반기 GS리테일이 협력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마침 넷플릭스도 한국 내 IP 사업을 고려하던 터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실제 제휴를 맺기까지 협의 기간만 6개월여에 달한다.

GS리테일의 넷플릭스 IP 상품 판매량은 누적 2500만개를 넘어섰고 총 매출 규모는 600억 원에 달한다. 해당 브랜드 가치로는 6000억원 이상으로도 추산할 수 있다. 또한, 해외 10여 개국에 수출도 하며 2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이 부문장은 "오징어게임 IP 상품 출시에 있어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포장만이 아닌, 영상에서의 콘텐츠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IP 사용료가 비싸 GS리테일이 투자한 비용에 비해 제대로 된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이 부문장은 "단기적으로 라이선스만으로 짧은 기간 안에 많이 판매해야 한다면 사용료가 비쌀 것"이라며 "비용을 넘어선 통합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해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표 GS리테일 마케팅 부문장.(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1만8600여 개 오프라인 점포와 389만 명의 앱 사용자, SNS 계정이 보유한 구독자 수까지 모두 고려했을 때 넷플릭스에도 훌륭한 홍보 채널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넷플릭스 IP 성공 사례인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공식 파트너사가 아닌 CU의 세트 협찬이 있었던 데 대해 이 부문장은 "당황했지만 '흔들리지 말고 가자'고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1화부터 '된다'는 판단이 있어 즉시 셰프들을 섭외하면서 여론이 빨리 전환됐다"고 회상했다.

갈수록 빨라지는 편의점의 상품 주기와 관련해서도 이 부문장은 자신만의 철학을 제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마치 한 철 장사하듯이 치고 빠지며 '속도'만 생각하면 단명하는 상품이 계속 나온다"며 "제대로 된 투자나 생산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랜드는 일시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고객의 인식 속에 쌓이며 자리 잡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렇다고 트렌드에 대응하지 않을 순 없기에 빠르게 대처하면서도 만족을 주는 상품을 만드는 게 숙제"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각오를 물었다. 이 부문장은 "소비자와 연결되는 모든 공간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다 마케팅"이라며 "특히 '재미'라는 가치를 중시한다. 그건 맛이 될 수도,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GS25가 가장 재미있는 편의점이 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