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플랫폼, 덩치 커졌지만 '적자 수렁' 여전
머스트잇, 지난해 매출 감소…트렌비·발란, 영업손실 증가
마케팅 비용 줄이고 수익성 개선 박차…"연내 흑자 전환 기대"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명품 플랫폼 '빅3'로 꼽히는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이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머스트잇과 발란은 영업손실이 오히려 더 커졌다.
명품 플랫폼들은 코로나19 확산 속에 거래액, 매출 모두 늘어나 몸집은 커졌으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해 매출 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발란은 지난해 거래액도 127% 증가한 6800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발란의 영업손실은 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배(102%) 증가했다. 발란의 적자 폭이 늘어난 것은 광고비 지출 규모가 191억원에서 386억원으로 커져서다.
발란은 2022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에서 '계속기업 관련 불확실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삼도회계법인은 발란의 유동부채가 이미 유동자산을 6억5500만원 초과해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매출 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68% 늘어난 168억원으로 집계됐다.
트렌비는 지난해 매출 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2% 감소했으나 여전히 수백억원대(207억원)다. 트렌비는 마케팅 비용 등 광고비를 절반가량 줄이며 실적 개선에 나섰으나 직원 급여 및 퇴직 급여 등이 증가해 역부족이었다.
이들 3사는 코로나19 확산 속에 국내 명품 수요가 폭증하면서 단기간에 몸집이 크게 불어났다. 김혜수, 주지훈 등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점유율을 확보해 거래액과 매출을 늘렸다.
이후 엔데믹 전환으로 명품 소비가 줄어들고 출혈 경쟁도 심해지면서 이들은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실정이다. 경기 불황으로 투자 유치마저 어려워져 생존의 기로에 섰다.
명품 플랫폼들은 수익성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도 이들 회사가 올해 내로 흑자전환하지 못할 경우 더 이상 투자 유치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발란은 지난해 1~3 분기 성장을 고도화한 후 4분기부터 수익 개선에 집중해 적자폭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발란 관계자는 "현재 전체 거래액 중 재구매 고객 비율이 59%로 마케팅 비용이 대폭 개선됐다"며 "이변이 없는 한 올 상반기 손익분기점(BEP) 달성, 연내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란은 이달 초 시리즈 C 투자(250억원)를 받은 데 이어 추가로 투자 의향을 보인 5곳과 투자설명회(IR)를 마친 상태다.
트렌비는 지난해 무리한 마케팅을 멈추고 효율과 이익에 매진해 올 상반기부터 흑자전환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향후 중고 사업에 집중하며 명품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트렌비의 지난 2월 중고 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400% 성장했다. 월 평균 약 15%의 성장률이다.
트렌비는 "브랜드들의 줄지은 가격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명품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경기가 침체되면 오히려 중고 시장은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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