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버터없는 버터맥주'에 고발까지…당혹스러운 편의점업계

①뵈르=버터 얼마나 알았나 ②소비자 오인 가능성 쟁점
개성있는 PB개발-표시광고법 준수 사이 적정 규제 돼야

뵈르비어 4종(GS25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버터맥주'로 알려진 블랑제리뵈르의 '뵈르비어'(버터맥주) 제조정지 처분 사전통보를 한데 이어 판매를 한 편의점을 고발 조치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제조사가 제품명에 프랑스어로 버터를 뜻하는 '뵈르' 표기를 한 것, 판매사는 '버터맥주'라고 홍보한 것을 각각 문제삼았습니다.

제조사 부루구루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뵈르비어 4종에 대한 제조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받았습니다. 4종 중 1종에만 버터향 합성향료가 첨가됐고 나머지는 발효를 통해 버터 풍미를 낸 제품입니다.

법상 원재료를 제품명으로 쓰려면 해당 원재료를 재료·가공에 실제 사용해야 하고, 천연향료가 아닌 합성향료만 넣으면 ○○맛·○○향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유통사 버추어컴퍼니와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허위표시·과대광고 혐의로 형사고발됐습니다.

현재까지 출시된 '뵈르'가 붙은 식품 중 뵈르비어를 비롯 뵈르막걸리, 뵈르하이볼, 뵈르소주 등 12개 음료 제품엔 버터가 없거나 향료만 들어가 이들 제품을 제조한 보해양조와 농업회사법인 팔팔양조장, 일화 등도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제조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뵈르비어의 '뵈르'는 버추어컴퍼니가 출범한 브랜드 '블랑제리뵈르'를 넣어 만든 것이라 곰표·말표처럼 상표로 봐야 하고 실제 매달 상표 사용료도 내고 있다는 겁니다.

프랑스어 '뵈르'를 버터라고 인식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상식적으로 버터를 맥주에 넣는 게 어울리는지 의문이라고도 했습니다. 소비자 혼동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입니다.

중소 제조사 제품을 띄워주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미 통용해온 이름을 마케팅에 차용했다가 날벼락을 맞은 GS리테일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편의점 업계는 곰표·말표 맥주에 불닭맥주 망고에일까지 그간 제조사와 협업해 개성있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개발, 판매해온 만큼 식약처의 강경대응에 움츠러드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에 성분표시가 있어 고객이 (원재료 함유 여부를) 쉽게 알 수 있어서 기만 의도가 없는 상품명"이라며 "고의가 아닌 만큼 업체를 계도할 수도 있는데 식약처가 무리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식약처 서울지방청이 관련 업체 이의제기 등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업계의 표시광고법 준수와 개성있는 신제품 개발 사이 '적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다만 식약처도 할 말은 있습니다. '블랑제리뵈르'가 상표출원이 된 건 맞지만 제품명은 '뵈르비어'로 블랑제리가 빠져 있고, '뵈르'는 현재 상표 출원 신청만 돼 있어 상표권 사용으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또 '뵈르' 상표가 출원됐다 해도 이를 제품명에 쓰려면 성분에 버터가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소비자 오인 정도에 대한 판단도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곰표맥주, 고래밥, 불닭맥주 같은 제품명을 보고 소비자가 곰, 고래, 불닭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는 비중과 '버터맥주'를 보고 버터가 들어갔을 것으로 보는 비중은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안마다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법률자문과 내부 전문가 자문, 업계 의견도 듣고 내린 결론"이라며 "법에 나온 문구를 기계적으로 해석한 것은 아니다"라고 고심을 전했습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