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연기·냄새 없는 담배…한국은 왜 없을까

간접흡연 피해 없어…금연 보조제 수준 니코틴 함유
국내서 일반 궐련 대비 7배 높은 세금…과세 형평성

ⓒ News1 DB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길을 걷다가 담배 연기에 눈살을 찌푸리거나 냄새를 피해 발걸음을 돌린 경험. 비흡연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일입니다.

애연가들의 흡연권과 비흡연자들의 건강권은 언제나 상충합니다. 비흡연자에게는 담배 냄새와 연기가 불쾌합니다. 이로 인한 층간 흡연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접흡연 피해를 유발하지 않고도 실내나 비행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담배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머금는 담배'입니다.

티백 파우치를 잇몸에 끼운 상태로 니코틴을 흡수해 '파우치형 구강담배'로도 불립니다. 통상 특수가공 포장된 담뱃가루, 니코틴이 포함된 사탕 혹은 껌 형태로 판매됩니다.

해외에서는 경기 도중 껌을 씹는 듯한 선수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머금는 담배에 속합니다. 추위가 심한 북유럽에서는 실내에서 연기와 냄새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인기입니다.

물론 머금는 담배도 담배입니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는 위해 저감이 인정되면서 금연 보조 제품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머금는 담배 8종에 대해 최초로 위험저감 담배제품(Modified Risk Tobacco Product, MRTP)으로 인정했습니다.

당시 FDA는 "'담배 대신 머금는 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구강암·심장질환·폐암·뇌졸중·폐기종 및 만성기관지염의 위험성이 줄어든다'는 주장이 과학적으로 정확하다"고 밝혔습니다.

머금는 담배에는 그램당 3~12mg의 니코틴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는 금연 보조제로 사용되는 니코틴껌(2~4mg)이나 니코틴패치(17~50mg)와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입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머금는 담배가 기존 연초 대비 건강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국내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려 하면서 도입이 가로막혔기 때문입니다.

일반 궐련과 달리 머금는 담배의 세금은 무게 단위로 세율이 매겨집니다.

궐련은 1갑(20개비)에 1007원에 담배소비세가 부과됩니다. 여기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개별소비세, 지방교육세 등을 붙이면 총 2914.4원의 세금이 붙습니다.

반면 머금는 담배는 1g당 담배소비세가 365원입니다. 1파우치(15g)를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 약1만9358원의 세금이 부과됩니다. 궐련과 비교했을 때 최대 7배 차이입니다.

담배업계는 머금는 담배에 대한 과도한 세율 적용의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가 발표한 유해성 연구 자료는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전자담배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과 사용자들 역시 "전세계 머금는 담배 판매국 중 궐련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성토합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국회에서도 과세 논란에 대해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머금는 담배 세율 조정을 골자로 발의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머금는 담배의 간접흡연 방지 효과를 인정했습니다.

또 건강증진부담금을 담배 위해성 경중에 따라 차별적으로 부과하는 기준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궐련과 동일한 액수 부과에 간접적으로 동의한 것입니다.

담배의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금연 정책을 세금만으로 달성할 수는 없습니다.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다양한 사례를 감안한 형평성 있는 대안이 필요한 때입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