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짓기도 전에 에루샤 유치"…유통가 명품戰 이유는

신세계 '에루샤' 유치 홍보…업계 이례적 반응
'명품=매출' 공식에 백화점 3사 자존심 대결도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호남 지역에 드디어 '에루샤' 매장이 들어오네요. 광주로 오픈런하러 가야겠어요."

명품이 백화점 출점 흥행의 척도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3대명품으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유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명품 매출이 곧 실적으로 이어지는 탓에 백화점 업계의 '명품 모시기' 경쟁이 자존심 대결로까지 번졌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광주 일대에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광주' 개발에 착수했다. 신세계백화점 광주의 영업면적은 13만2230㎡. '세계 최대 규모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의 센텀시티와 맞먹는 규모다.

신세계는 출점 때마다 '초대형 점포'를 내세우는데, 광주점도 마찬가지다. 광주 지역 '최대' 규모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에루샤' 유치 계획도 밝혔다.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백화점 오픈 이후 매출 규모를 파악한 뒤 입점을 고려하는 것과는 정반대 전략을 내놓았다. 여기에 센텀시티와 맞먹는 초대형 점포를 오픈하려면 '에류샤' 등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가 집객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이었다는 내부 고민도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업계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건물을 짓기도 전에 '에루샤' 유치 계획을 밝힌 건 업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주요 명품 브랜드 유치가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광주 지역에서도 현대·롯데와의 차별점을 강조할 수 있는 전략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품 유치는 백화점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일례로 3대 명품을 유치 중인 신세계 강남점은 전국 백화점 중 매출 규모가 1위다.

주요 백화점 3사 중 '에루샤'를 모두 유치한 점포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신세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등 6개 점포다. 3사를 합친 전국 점포 수(62곳)와 비교했을 때도 10%에 불과하다.

'에루샤'가 입점한 점포가 귀하다 보니 3사를 유치한 백화점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생기는 해프닝도 연출된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객단가가 높은 명품을 유치할수록 매출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명품 유치로 집객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실제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백화점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명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복소비로 이어진 명품 소비가 백화점 3사의 매출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주요 백화점들은 하반기에도 명품 매장 리뉴얼 작업에 한창이다.

명품 신장세는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도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명품 장르 실적은 28.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4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유치 성공에 따라 매출과 집객에 엄청난 차이를 준다. 소비자들 역시 '에루샤'에 따라 백화점의 수준을 판단한다"며 "광주를 둘러싼 경쟁에서도 명품 유치 첫 단추를 잘 끼우느냐가 승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