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 165만명 모은 '벨리곰'…"다음은 바다 건너 글로벌 진출 해야죠"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것이 벨리곰 인기 비결"
"잠실 공공전시 종료 후 이색 협업 선보일 것"
- 신민경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 동그란 눈에 통통한 핑크색 몸집. 놀이공원 유령의 집에서 일하기엔 지나치게 귀여운 외모였다. 결국 직장에서 쫓겨나 실직자로 거리를 돌아다니는 신세가 됐다. 어느 날 터벅터벅 걷기만 하기엔 너무 심심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난을 시작했는데, 익살스러움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인기를 얻게 됐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벨리곰'이다. 벨리곰은 지난 2018년 롯데홈쇼핑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캐릭터다. 사람을 좋아한다. 성별, 나이, 출신은 모른다. 아무 말 없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힐링을 주는 것이 벨리곰의 목표다.
벨리곰은 거리에서 일반인을 놀라게 하는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900여개의 콘텐츠는 누적 조회 수 3억뷰를 돌파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유쾌한 내용의 게시글(약 530여개)로 약 5만5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됐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장기간 공공전시까지 기획됐다. 지난 1일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앞 광장에서는 15m 대형 벨리곰을 만나볼 수 있다. 벨리곰을 보기 위해 방문한 관람객은 10일 기준 165만명을 돌파했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석촌호수 인근을 비롯해 주변 상인들까지도 벨리곰 덕을 보고 있다. 방문객이 지속해서 증가하자 롯데홈쇼핑은 전시를 일주일 더 연장해 24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잠실이 끝이 아니다. 벨리곰은 다양한 협업 콘텐츠와 글로벌 진출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
11일 오후 2시 롯데월드타워에서 벨리곰 콘텐츠 기획자인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이윤주 대리(27)와 정지윤 사원(27)을 만났다. 둘은 최근 결정된 전시 연장과 끝없는 협업 요청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존 롯데홈쇼핑에는 캐릭터사업팀이 없었다. 2018년 롯데홈쇼핑은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 사업을 모집했다. 팀원은 모두 MZ세대로 구성됐다.
이날 만난 이윤주 대리는 벨리곰 인기가 '경험'에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많은 기업에서 캐릭터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의 기업 캐릭터는 포스터, 굿즈 등에서만 등장할 뿐 실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벨리곰은 실제 거리에 등장하고 대중과 만나 소통할 수 있다"며 "직접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차별점으로 더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제품과 기업을 홍보하지 않았던 것도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 잡는데 한몫했다. 정지윤 사원은 "스토리 있는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상업적인 이미지가 되지 않도록 경계했다"며 "처음엔 롯데홈쇼핑에서 탄생하게 된 배경도 꼭꼭 숨기며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대중과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더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벨리곰이 처음부터 주목받았던 건 아니다. 웹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했던 벨리곰은 2년간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등장한 지 3년째 되는 해인 2020년 택배기사에게 역조공하는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착한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윤주 대리는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국내 발병했던 시기였다. 감염병이 확산하며 침체된 분위기였다"며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벨리곰 영상이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벨리곰 콘텐츠 운영이 항상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위기는 비교적 최근 맞닥뜨리게 됐다. 지난 주말 잠실에 강풍이 불면서 전시된 대형 벨리곰이 쓰러지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캐릭터사업팀은 내부 논의 결과 대형 벨리곰 바람을 빼고 전시를 잠시를 쉬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바람 빠진 대형 벨리곰을 두고 SNS에서는 '#불금보낸벨리곰 #월요병온벨리곰 #누워버린벨리곰' 등의 해시태그가 달리며 유머로 평가됐다.
벨리곰은 잠실 전시 이후 다양한 협업을 앞두고 있다. 정지윤 사원은 "벨리곰 SNS 디엠과 사무실 전화로 협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마무리 짓는 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협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대리는 "그간 벨리곰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벨리곰은 외국 팬덤도 두텁다. 중국을 비롯해 해외 진출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을 맺었다.
롯데홈쇼핑은 앞으로도 MZ세대와의 소통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홈쇼핑은 PB(자체브랜드) 개발팀을 두고 MZ세대를 겨냥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MZ세대를 공략할 아이디어를 꾸준히 사내 공모해 벨리곰에 이은 MZ세대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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