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천랩' 983억원에 인수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 주력…식품건강사업과 시너지 기대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CJ제일제당이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을 인수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천랩을 인수한다고 21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983억원으로, 천랩의 기존 주식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를 합쳐 44%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천랩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같이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천랩은 2009년 설립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특화 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류 기술 및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병원 및 연구기관과 다수의 코호트 연구(Cohort·비교대조군 방식 질병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천랩이 보유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실물균주는 5600여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특히 신약 관련 미생물 데이터 분석능력 및 기초연구 단계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CJ제일제당의 미생물 관련 기술이 한 차원 더 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천랩 인수로 CJ제일제당은 그린·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이 가진 최고 수준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과 물질발굴 역량 및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단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을 향후 진단 및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분야에도 확장 적용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몸무게 70㎏ 성인 한 명은 약 38조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마이크로바이옴 종류를 선별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사업을 독립조직(CIC)으로 구성하면서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 만큼 레드바이오와 건강사업간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2019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 고바이오랩에 투자했고, 올해 상반기에 천랩 아주대의료원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은 아직 초기 단계다. 현재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제약사 세레스(Seres)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임상 3상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인 그린바이오와 고부가가치 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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