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vs 롯데칠성 '소주병 전쟁' 일단락…"공병 맞교환 합의"

전국 10개 소주 업체 합의…공병 색·모양 관계없이 '수량에 따라 교환'
회수율·재사용률 증가 기대…신제품 출시는 아직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소주병 전쟁'이 일단락됐다. 각 사가 수거한 타사 소주 공병을 자사 공병과 1대 1 맞교환하는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제 수거한 소주병 색깔과 모양이 달라도 '수량'에 따라 병 교환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소주병 모양도 앞으로 다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업체간 병 교환을 손쉽게 하기 위해 모두 초록병을 사용했다. 하지만 1대1 맞교환이 가능해지면서 앞으로 더 다양한 소주병 디자인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업체들도 자사 소주병 회수율과 병 재사용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 업계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국내 소주업체 10개사는 소주 표준 용기와 비표준 용기를 1대 1로 맞교환하는 원칙에 최종 합의했다.

예를 들어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공장에 있는 '진로이즈백' 10병과 하이트진로 공장에 있는 '청하 5병, '처음처럼' 5병 총 10병을 맞교환 할 수 있다. 소주병 1대1 수량 교환이 불가능한 경우엔 수수료로 병 개수를 대체하게 된다. 수수료는 한 병당 17.2원으로 정해졌다.

소주 업계는 지난 2009년 '소주 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을 맺고 모양과 색깔 크기가 같은 초록색 소주병을 사용해 왔다. 각기 다른 병을 선별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을 줄이고, 세척·보관을 편리하게 해 공병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하이트진로가 투명색 병에 담긴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면서 자율 협약에 균열이 생겼다. 롯데칠성음료는 당시 진로이즈백의 투명색 병이 기존의 협약을 벗어난 이형병(모양이 다른 병)이라고 지적했다.

소주병 모양이나 색깔이 다를 경우 수거업체가 각사에 병을 돌려줘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주고받거나 선별 작업이 추가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앞서 하이트진로도 롯데칠성음료의 '청하'병을 수거한 뒤 수수료를 받고 병을 롯데칠성음료측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이마트 제공)

이 같은 문제가 이어지자 환경부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는 지난 1월 소주병 '비표준용기 교환 및 재사용 체계 개선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협약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중재를 맡으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됐다.

그간 수수료 부담으로 병을 회수하지 못했던 소주 업체들도 자사 소주병을 교환해 가져올 수 있게 되면서 소주병 전체 재사용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소주 공병을 원활하게 유통하고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전 제조사의 합의가 이뤄진 만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합의로 기존 초록색 소주병은 더 다양한 모양과 색깔로 출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하지만 당장 신제품 경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전체 가격에서 병 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신제품에 맞는 유통 정책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려 당장 새로운 모양이나 색깔을 넣은 신제품 출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