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확정'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 물러난다…'오너家 공백' 생기나
'불닭 시리즈'로 전성기 이끈 김정수 대표, 49억 횡령죄 확정
삼양식품 '취업 승인' 신청…정태운 전무 단독대표 체제 전환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불닭'시리즈로 삼양식품의 제2 전성기를 연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56·여)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49억원대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형이 확정돼 '취업 제한'에 걸려서다.
삼양식품은 법무부에 김 사장에 대한 취업 승인을 요청하는 한편,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정수·정태운 각자 대표체제에서 정태운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삼양식품은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 전무의 단독대표체제로의 전환을 결의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김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지난 13일 주주총회 안건에서 삭제됐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지난 1월 회삿돈 49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정처벌법상 횡령)로 기소된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57)에 대해 징역 3년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배우자 김 사장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전 회장 부부는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삼양식품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포장박스와 식품 원재료 일부를 자신들이 만든 페이퍼컴퍼니에서 납품받은 것처럼 꾸며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회장은 삼양식품의 손자회사 호면당이 영업부진으로 경영이 악화한 상황에서 자회사 프루웰 자금 29억5000만원을 빌려주도록 조치해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받았다. 전 회장은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법정 구속됐다.
현행 특경법에 따르면 횡령, 배임, 재산 국외 도피, 수재 등 혐의로 유죄판결을 확정받은 자는 관련 기업체 취업이 제한된다. 다만 법무부가 취업 승인을 하면 예외적으로 취업할 수 있다.
삼양식품은 우선 30일 주주총회에서 정 전무를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법무부의 취업 승인을 받으면 다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 사장을 복귀시킨다는 전략을 짰다.
김 사장은 직접 '불닭' 시리즈의 개발·론칭을 진두지휘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올린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 매출 5436억원, 영업이익 783억원을 달성해 각각 전년 대비 15.8%, 42%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70% 뛴 6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법무부가 삼양식품의 취업 승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너가의 경영권에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현재 삼양식품은 지주사 격인 삼양내츄럴스가 3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양내츄럴스 주식은 김 사장이 42.2%, 전 회장이 21%를 들고 있다.
김 사장과 수감된 전 회장이 모두 이사회에서 빠질 경우 오너가 의사결정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양식품은 우선 법무부가 김 사장의 취업 승인을 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대법원이 확정한 혐의는 분명 잘못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불닭 시리즈를 성공 시켜 큰 공헌을 한 김정수 사장의 공로와 경영적 무게감을 고려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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