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봐?…'추노'가 여행 상품 팔고 '잡스'가 에어팟 소개
홈쇼핑 고객 84%가 40대 이상, 20대 비중 3.4% 불과해
업계 "미래고객 잡아라" 소용량·인플루언서 콘텐츠로 2030 공략
-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지난 8월 말, 추석을 2주 앞둔 시점. CJ오쇼핑의 모바일 채널 '쇼크라이브'는 '추NO' 특집전을 진행했다. 쇼호스트 뿐만 아니라 MD, PD들까지 추레한 '노비' 분장을 하고 나타나 웃음을 선사했다.
추NO는 추석날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려는 젊은 20~30대 고객을 위해 CJ오쇼핑에서 마련한 특집전이다. 추석 기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을 위해 '동남아 패키지'를, 귀향하지 않고 혼자 연휴를 보내기로 결심한 이들에게는 'LG미니빔' 등을 제안했다.
4일간 진행된 추석 특집전은 20~30대 고객의 공감을 사며 주문 실적이 총 1억600만원을 기록했다. 8월 평균 주문 금액과 비교해 15~20% 늘어난 수치다.
홈쇼핑이 2030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한 변신하고 있다. B급 '병맛'(맥락이 없고 어이없음) 콘텐츠를 앞세워 '미래 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TV홈쇼핑 고객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40대 이상이다. 2030세대는 20%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체들은 TV가 아닌 모바일을 통해 젊은층과 소통을 꾀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소포장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상품 용량 줄이고 '병맛' '인플루언서' 콘텐츠 선봬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CJ오쇼핑은 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하는 '인싸쇼핑' 프로그램을 모바일 방송에 고정 편성했다. 젊은층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출연해 상품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상품 개발에도 직접 참여한다.
동시에 CJ오쇼핑은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상품을 속속 편성하고 있다. 뮤직 페스티벌 티켓, 에어팟, 최신 콘솔 게임기, 글로벌 뷰티 브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뮤직 페스티벌 티켓 판매방송에서는 페스티벌에 참여 예정인 10㎝와 소수빈 등 가수들이 직접 출연하며 '맛보기'를 제공했다. 방송 당일 티켓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20~39세 비중은 92.1%에 달했다. 어떤 상품을 어떻게 판매하느냐에 따라 20~30대 젊은 세대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4월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 '몰리브'를 론칭했다. 구매 고객 중 20~30대의 비율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기존 TV홈쇼핑과는 고객군이 완전히 다르다. 특히 몰리브에서는 쇼호스트들이 '프레디 머큐리' '스티브 잡스' 등으로 분장해 각각 블루투스 셀카봉과 에어팟을 판매하며 20~30대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각 홈쇼핑 기업들은 1~2인 가구를 위해 모바일·온라인몰을 통해 소용량 패키지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홈쇼핑 채널들은 주로 방송 시간당 판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용량으로 구성된 상품 위주로 판매했다.
GS홈쇼핑은 지난 4일 1~2인 가구를 위해 소용량 패키지 상품 '소담소담 패키지'를 선보였다. LG생활건강과 협업해 세제와 치약 등을 1~2인 가구가 사용하기 알맞게 구성해 내놨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9월 자사 온라인몰(현대H몰)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소용량을 구매할 수 있는 '쏙담마켓'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18팩 단위로 판매했던 '도니도니 돈까쓰'를 1개씩 판매하는 식이다.
롯데홈쇼핑은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1인 가구 전문관 '레티트'를 운영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레티트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35%로 자사 온라인몰 전체 20~30대 고객 비중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레티트를 통해) 젊은 층 유입에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의 레티트는 홈카페, 밀키트, 홈케어, 홈트레이닝 등 젊은 층이 관심 있어 할 만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홈쇼핑 고객 중 20대 비중 3.4% 불과…30대는 12.6%
홈쇼핑 기업들이 젊은층을 타깃으로 콘텐츠와 상품 구성을 선보이는 이유는 젊은층이 더이상 TV홈쇼핑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미디어 환경변화로 10~20대 '미래 고객'은 TV홈쇼핑뿐만 아니라 TV자체를 시청하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전체 구매고객 중 20대의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30대는 12.6%였다. 가장 비중이 큰 고객층은 50대로 33.2%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40대(27.7%), 60대(18.7%) 순으로 TV홈쇼핑을 많이 이용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산이 많은 40~60대를 핵심 고객층으로 보유한 홈쇼핑 채널은 유통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10~20대는 TV 시청 자체를 않고 있어 홈쇼핑 업계의 미래는 어두운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TV를 주 5일 이상 이용한다는 응답은 10대 44.9%, 20대 48.6%, 30대 74.3%로 나타났다. 이는 40대(79.9%), 50대(89.2%), 60대(94.2%)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CJ ENM 오쇼핑부문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의 특성을 고려해 유명 인플루언서 및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과 방송을 시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신선한 쇼핑 방송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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