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빈폴, '한글 로고' 입고 재탄생
새 로고에 한국적인 색채 담아…새 폰드 '빈폴체'도 개발
- 배지윤 기자
(인천=뉴스1) 배지윤 기자 = "올 초 유럽에 한글로 '이월 이십일'이라고 쓰여진 삼성전자 갤럭시 컴백 메시지가 가득했습니다. 주변 외국인 지인들은 '멋있다'며 호평을 쏟아냈습니다. 우리의 유산인 한글은 강렬하고 아름답습니다."
정구호 삼성물산 패션부문 고문이 인천 일진전기 공장에서 열린 빈폴의 '다시 쓰다'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이다. 15일 그는 갤럭시의 한글 광고를 회상하며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만의 역사와 이야기를 찾아 진정한 헤리티지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 고문은 빈폴 상품에 한국적인 색채를 녹이는 데 주력했다. 빈폴이 내년 컬렉션에 30년 간 고수해온 영어 로고 대신 한글 로고를 새겨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 패션 업체 중에 한글 간판을 내건 업체를 본적이 있느냐"며 "중국에는 중국어 간판을 내건 업체가 있다"며 한글 로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패션계에선 영문으로 약자나 로고를 새겨넣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가 있다. 이런 관행 속에 한글 로고를 새겨넣는 것은 캐주얼 브랜드 1위인 빈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빈폴의 상정인 자전거 로고도 동시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페니 파싱'(앞바퀴가 큰 초창기 자전거)의 형태를 수정하고 자전거 탄 사람을 캡모자를 쓴 청년으로 바꿨다.
청년 로고 외에도 여성과 어린이 로고까지 자수와 프린트로 재탄생했다. 실제 폐공장에 구현해놓은 매장에도 새 로고를 새긴 상품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빈폴은 한글 로고 탄생을 기념해 '빈폴체'도 개발했다. 스튜디오 양장점과 협업해 수만가지의 조합을 거쳐 완성한 폰트다. 향후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1968년 설립된 인천 일진전기의 폐공장을 무대로 삼은 것도 한국적인 멋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60년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집해온 '미국의 아이비리그 스타일'도 과감히 버렸다. 그대신 이제껏 빈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우리나라 60년대 스타일을 재해석한 옷들을 내놨다.
빈폴이 내년 상반기 선보일 '890311'(팔구공삼일일) 상품이다. 스트라이프 모양의 럭비티셔츠부터 빨간색·노란색 등 알록달록 색상의 오버사이즈 스타일로 구성된다.
정 고문은 "팔구공사임일은 예전의 빈폴의 모습에 현대적인 감성을 얹힌 스타일"이라며 "(브랜드 노후화를 막기 위해)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옷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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