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계 전무후무 '릴 하이브리드' 유럽인 사로 잡았다

독일 '2019 담배 산업 박람회' 가보니…KT&G 혁신에 감탄사
현지 바이어 예약 상담 줄이어 "우리와 거래하자"

KT&G가 독일 도르트문트 담배산업 박람회에 마련한 부스ⓒ 뉴스1

(도르트문트=뉴스1) 김종윤 기자 = "Better than IQOS"

지난 20일(현지 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담배 산업 박람회(2019 Intertabac Exhibition)에 마련된 KT&G 부스. 미국인 남성 바이어 2명은 유럽에서 경험하지 못한 '릴 하이브리드(lil HYBRID)에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30분 가까이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후 속삭이듯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는 "유럽 판매권을 넘겨달라"며 공식적인 예약 상담을 신청하고 자리를 떴다.

KT&G 직원들이 해외 바이어들과 상담을 진행 중인 모습ⓒ 뉴스1

◇ 해외 바이어 북적북적…"우리와 유통·수출 손잡자"

올해 41번째롤 맞는 이번 행사는 지난 20일부터 3일 동안 열렸다. 업체 약 600개가 참여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담배 관련 박람회다. 바이어와 일반 관람객을 포함해 등록 참가자가 5만명에 육박한다. 기존 궐련형뿐 아니라 전자·잎·시가·물 담배가 한자리에 모였다. 고양시 일산 킨텍스를 연상케 하는 전시장은 간략히 둘러보는 것만 2시간 이상 필요했다. 입장 비용이 22유로(2만9000원·1일권)에 달했지만 세계에서 몰려든 담배 관련 종사자들로 아침부터 인산인해였다.

KT&G 관계자는 "세계 담배 관련 사업자가 모두 모이는 만큼 시장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우리 역시 브랜드와 추후 수출할 신제품을 알리는 예고 방송과 같은 목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KT&G는 2번째 홀에 부스를 마련했다. 전면에 'lil'이란 로고를 강조했다. 화려함보다는 깨끗한 하얀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현장을 찾은 바이어는 유럽뿐 아니라 미주·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찾아왔다. 그들은 릴 사용법과 판매처를 물으며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냈다. 하루 500명 이상이 찾아 대부분 자신의 국가에 릴 유통·수출 의사를 전했다.

현장을 찾은 바이어는 한목소리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제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널리 퍼져 있는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를 뛰어넘는 기능에 문화 충격을 경험했다고 했다. 한 독일인은 현지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팔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박람회에서 다양한 제품을 경험했지만 맛과 상품성에선 릴이 가장 앞섰다"며 "경쟁 업체에선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특히 릴 하이브리드가 아직 수출 전이라는 것도 바이어의 호기심을 더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선 판매가 안 되는 탓에 구매처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한 미국인은 "스틱 종류가 다양해 현재 구입가능한 국가를 물었다"고 말했다.

KT&G 직원은 기존 궐련형 담배와 전자담배로 담당 역할을 나눠 바이어를 맞이했다. 오후에 접어들자 2배 이상 방문객이 몰렸다. KT&G 한 직원은 "오늘 상담 예약은 마무리돼 돌아간 바이어가 많다"며 "간단하게 상품 설명과 특징을 알리고 다음날 상담에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 업체가 한자리에 모인 만큼 KT&G 부스엔 경쟁사 필립모리스·JTI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 직원 발길도 이어졌다.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가 해외 바이어들에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들은 릴 베이퍼와 릴 하이브리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돌아갔다. 현지 바이어와 타사의 반응을 통해 릴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는 게 KT&G 직원의 설명이다.

KT&G가 출시한 '릴 하이브리드'ⓒ 뉴스1

◇ "세계에 없던 제품" 릴 하이브리드 혁신에 감탄

이날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릴 하이브리드였다. 바이어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에 액상형을 더한 혁신적인 상품에 가던 길을 멈추고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행사 특성상 현장에선 직접 담배 시연이 가능했다. 이들은 릴 하이브리드를 들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KT&G가 지난해 내놓은 릴 하이브리드는 기존 가열식 전자담배와 차별화됐다. 액상 카트리지를 디바이스에 결합한 후 전용 스틱을 삽입하면 증기가 스틱을 통과하는 구조다. 기존 가열식 전자담배 대비 연무량이 늘어나고 특유의 찐 맛은 줄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찐 맛과 부족한 연무량이 가장 큰 불만이었다. KT&G는 이점에 주목해 꾸준한 연구를 진행했다. 액상 카트리지·스틱(궐련) 동시 가열 방식은 이같은 고민 끝에 탄생했다. 전용 스틱은 삽입 끝부분이 'Y'자 형태 구조로 담배 잔여물이 빠지는 것을 방지했다. 디바이스 청소가 한결 간편해진 비결이다.

현장을 찾은 바이어들은 처음 접해본 릴 하이브리드 사용법에 귀를 기울였다. 디바이스 어색함도 잠깐이었다. 한 바이어는 "당장 계약하고 싶을 정도로 기술력이 놀랍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기존 궐련형과 다른 특징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 흡연 문화는 국내에 비해 관대하다. 길거리뿐 아니라 실내에서 상대적으로 흡연이 자유롭다. 궐련형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수요 변화를 일으킨 '냄새' 거부감이 아직은 적다. 그만큼 전자담배 수요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KT&G는 국내 시장이 빠르게 변화한 만큼 세계 흡연 문화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재 일본·베트남 면세점 시장에 진출한 KT&G는 추후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을 빠르게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KT&G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릴 누적 판매 200만대 돌파 기념으로 릴 하이브리드를 정가 11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할인해 판매한다. 타사를 포함한 액상·궐련형 전자담배 기기를 반납하면 릴 미니(5만원)와 릴 플러스(6만원)를 정가 대비 할인해 보상 판매한다.

KT&G 관계자는 "독자적인 기술을 집약한 릴 하이브리드는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겪었던 불편함을 개선했다"며 "차별화한 전자담배 제품군을 구축해 시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