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아재' 이미지 벗고 부활 날갯짓…20대 취향저격 성공
낮은 도수+부드럽고 달콤한 맛…내수·수출 동반 상승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막걸리가 '아재 술'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술로 각광받으면서 매출이 점차 늘고 있다. 젊은 세대의 취향을 고려해 도수를 낮추고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변신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와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막걸리와 동동주를 포함한 탁주의 지난해 3분기까지 소매점 매출액은 3087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2675억원 대비 15.4% 늘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1000억원대 진입하는 등 국내 막걸리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젊은 세대가 막걸리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말 22년만에 처음으로 신제품을 내놓은 서울장수의 '인생막걸리'는 철저하게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제품으로, 출시 4개월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병을 돌파했다.
인생막걸리는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부드러운 풍미와 달콤한 맛을 살렸다. 제품 디자인은 '인생' 키워드를 강조한 메시지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삽입했다. 배우 임원희와 조우진을 기용해 코믹 감성을 자극하며 친근하게 소통한 것도 주효했다.
국순당은 계절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며 젊은 세대 공략에 나섰다. 대박 막걸리의 봄 에디션 '대박을 기대해 봄'은 브랜드 이름을 활용한 언어 유희를 선보였다. 또 국순당 생막걸리는 벚꽃이 흩날리는 이미지에 시적 문구를 넣어 차별화했다.
차별화된 제조방식으로 눈길을 끄는 업체도 있다. 배상면주가는 막걸리 레시피를 공유한 뒤 각 지역의 사업주가 막걸리를 직접 제조해 유통할 수 있는 양조장 비즈니스 '동네방네 양조장'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음식점이나 주점 등에서 소규모로 술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자 누구든지 쉽게 막걸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제조면허 및 유통면허 취득을 돕고 양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막걸리에는 '공덕동 막걸리', '성수동 막걸리' 처럼 제조 지역의 이름이나 '보문산 막걸리', '소요산 막걸리' 등 제조 지역 명소의 이름이 붙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또한 '도수 낮추기' 바람도 주효했다. 가볍게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인생막걸리는 도수를 5%로 맞췄다. 기존 장수막걸리에 비해 1도가 낮다. 최근 전국적으로 판매망을 확대한 지평 주조도 지난 2015년 '지평 생쌀막걸리'의 도수를 5도로 낮추자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수출 역시 희망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11년 5273만달러(596억원)에서 2017년 1225만달러(139억원)로 내리막길을 걷던 탁주 수출액은 지난해 1241만달러(140억원)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국순당은 지난 2017년부터 국내 막걸리 업계 최초로 일본 벚꽃 축제 시즌에 '국순당 생막걸리 벚꽃 에디션'을 계절상품으로 10만 병 한정 수출했다. 수출 물량은 전량 판매됐고 올해에도 10만 병을 수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했던 막걸리를 살리기 위해 업계 전반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판매망도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까지 늘리는 중"이라며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맛과 형태의 막걸리가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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