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 홀린 한쿡]CJ '비비고 만두' 신드롬…K푸드 새 역사 쓴다

②한식 세계화 '가능성' 봤다…美 코스트코 전 매장에 진열
CJ, M&A로 비비고와 '시너지'…쉬완스 인수 '임박'

미국 코스트코에서 소비자들이 비비고 만두를 구매하고 있다. ⓒ News1

(로스앤젤레스=뉴스1) 신건웅 기자 = "CJ가 캘리포니아 풀러턴에서 첨단 시설을 구축하고 정말 맛있는 만두를 생산하고 있다. CJ 만두는 라틴 아메리카·호주·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며 세계인의 제품이 되고 있다."

에드 로이스(Ed Royce)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비비고 만두'를 소개했다.

빵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 시장에서 변방으로 치부되던 K-푸드가 비비고 만두를 계기로 주류(Main Stream) 시장서도 인정받기 시작한 것. 한식의 맛과 가치, 한국식 식문화 전파가 미국인들에게도 먹히고 있다.

◇'비비고 만두' 신드롬…"한국의 맛, 일본 스시보다 경쟁력 있어"

지난 17일 미국 골프 채널에서는 국내 최초로 열린 PGA투어 정규대회 'THE CJ CUP @ NINE BRIDGES'를 앞두고 계속 CJ 브랜드가 언급됐다. 골프 대회 소개와 분석은 물론 할리우드 배우인 이기홍씨가 출연한 비비고 광고까지 방영됐다. 골프 채널을 틀면 'CJ' 브랜드가 계속 노출됐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풀러턴에 있는 코스트코 홀세일을 방문해 보니 비비고 만두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냉동 코너의 가운데 있던 비비고는 10분 사이 눈에 띄게 양이 줄어들었다. 비비고 만두는 미 전역의 코스트코에서만 연간 1000억원 넘게 팔린다.

조 빌헤이머(Joe Billheimer) 코스트코 현지 매니저는 "비비고는 (코스트코 내에서도)잘 팔리는 제품"이라며 "만두 제품 중 1위"라고 엄지를 들어보였다.

비비고를 처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미국 대형마트지만 이제는 미국은 물론 캐나다와 멕시코 전역에 있는 매장에 입점시켰다. 맛과 건강이라는 키워드가 먹혔다는 평이다.

비비고는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얇고 채소가 많은 만두소를 강조, '건강식'(Healthy Food)으로 차별화했다. 또 한입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치킨 만두'를 개발하며 현지화했다.

여기에 한류 콘서트 '케이콘'(K-CON) 행사와 PGA투어 등 세계적인 스포츠대회에 연계해 '비비고' 브랜드를 알린 것도 비비고 만두가 메인 스트림에 진입하는 데 한몫했다.

덕분에 2016년 미국 만두시장에서 25년간 독식해온 중국 브랜드 '링링'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매출은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비비고만두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높여 독보적 1등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만 1000억원 넘게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가량 성장했다.

미국에서 일하는 CJ푸드 직원들도 의지를 드러냈다. 박린 CJ푸드 미주법인장은 "미국에서 오랜 기간 힘들었지만 한식 세계화라는 비전을 명확히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방향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식은 미국에서 주로 먹은 햄버거보다 건강식"이라며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지면 일본 스시보다 훨씬 더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가정간편식(HMR) 육성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2005년에 인수한 애니천을 통해 다양한 아시안 푸드(Asian Food)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비비고 브랜드를 입혀 냉동 비빔밥과 라이스 보울(Rice Bowl) 4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박린 CJ푸드 미주법인장 ⓒ News1

◇美 현지 업체 인수…한식 세계화 '시너지'

CJ는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굳이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돌아가진 않겠다는 생각이다.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열풍을 이끌고 M&A로 제품군을 확대해 현지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

현지 생산기반과 브랜드 인지도, 영업력 등을 확보한 미국 식품 업체를 인수하면 사업 경쟁력을 단숨에 강화할 수 있다.

최근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카히키(Kahiki Foods)가 대표적이다. 인수를 통해 미국 내 냉동식품 생산기지를 캘리포니아와 뉴욕·뉴저지에서 오하이오까지 확대하고, 현지 2만여개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의 인수 협상도 막바지 단계다. 쉬완스컴퍼니는 냉동피자와 냉동 디저트 등을 판매하는 미국 2위 냉동 식품회사다. 미국 전역에 400개 물류센터와 4500대 배송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인수를 완료하면 단숨에 메이저 식품회사가 될뿐더러 기존 비비고 영업망도 확대할 수 있다는 평이다.

특히 CJ의 M&A 전략은 '한식 세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식을 활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박린 법인장은 "식품의 글로벌 비전이 한식 세계화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다고 초콜릿 같은 사업을 하진 않는다"며 "한식 세계화를 위해 비비고를 키우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를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쉬완스컴퍼니 인수도 한식이 메인 스트림으로 나아가고, 세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코스트코에 CJ 비비고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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