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좋은데이' 무학 창원2공장 가보니…"저도주 소주로 전국구 발돋움"

'해썹' 인증 최첨단 생산설비로 하루 최대 40만병 생산
첫 23도 소주 '화이트' 이어 올해 15.9도 '좋은데이 1929' 출시

지난 2일 찾은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공단 소재 '무학' 창원2공장. 보통 공장의 외관과는 다른 산뜻한 느낌의 주홍 계열 벽돌과 녹색 지붕의 외관을 갖추고 있다.ⓒ News1

(창원=뉴스1) 류정민 기자 = '뜨륵뜨륵뜨륵, 차차차착.'

"빈병이 공장에 입고돼 완성된 '좋은데이' 소주가 출고되기까지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자동화된 설비와 양질의 원료로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소주가 될 수 있는 체력은 이미 충분히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지난달 27일 찾은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중리공단에 소재한 무학의 '창원2공장'에는 활기가 넘쳤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2층 건물 높이로 가지런히 쌓여 있는 초록색 소주 상자와 안에 담긴 빈병들이 눈에 들어온다.

붉은계열 벽돌과 초록색 지붕을 씌운 4층 규모 공장 건물 입구에서는 나란히 세워진 빈병들이 부딪치는 소리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규칙적인 기계음이 들렸다.

자동화된 설비로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진 빈병은 곧바로 빠른 속도로 쉴 새 없이 이동한다. 공장 내부에서는 공병이 컨베이어벨트 위를 이동하며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지만 천정에 소음방지판을 달아 소음을 최소화했다.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진 공병은 뚜껑 제거공정 등을 거친 뒤 세척실로 옮겨진다. 물론 뚜껑 제거는 자동화돼 있다.

세척실에서는 고온, 고압의 물, 가성소다를 이용, 3차례 세척이 이뤄지고 최종 헹굼 등을 거친다. 병 바닥과 측면, 나선형 입구까지 30여 분간 세심한 세척이 진행된다.

무학 창원2공장 생산설비 위에서 놓여 있는 제품포장 직전 상태의 '좋은데이' 소주 ⓒ News1

이후 분당 1000개 속도로 주입기를 통해 소주를 주입한 뒤 뚜껑을 씌우고 제품 라벨을 등을 붙인 뒤 포장돼 출고된다. 무학의 가공원액의 경우 주정(酒精)과 정밀 여과공정을 거친 정제수를 혼합하고, 한 차례 희석된 소주를 한 번 더 활성탄 여과공정을 거친다. 이후 아미노산 등 몇 가지의 첨가물을 혼합한 후 72시간 이상 숙성과정을 거쳐 병입된다.

빈병이 공장에 입고돼 출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이다. 창원2공장은 공장이 멈춤없이 가동된다고 가정할 경우 하루 최대 40만병을 생산할 수 있다.

창원2공장에서는 주력상품인 좋은데이를 비롯해 화이트소주, 트로피칼이 톡소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매실마을, 기타 수출용 소주 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1929년에 설립된 무학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지만 '오래됐기 때문에 낡았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최근 시설투자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1994년 아버지 최위승 명예회장에 이어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재호 회장은 취임 후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현대화를 주도해 왔다.

무학은 2010년 수출용 제품 시설이었던 창원2공장을 재건축, 2013년에 바로크양식을 차용한 벽돌건물 형태로 준공했다.

창원2공장은 작년 10월 한국식품안전관인증원으로부터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준)을 받았을 정도로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정민 생산설비파트장은 "무학의 생산설비는 국내 어느 공장보다 위생적이고 효율적"이라며 "이는 곧 무학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무학은 창원2공장 외에도 창원1공장(좋은데이,화이트소주), 울산공장(좋은데이, 화이트소주), 용인공장(국화면 좋으리, 페스티발 샴페인), 산청공장(무학산청샘물) 등 5개 공장을 갖추고 있다. 4개 공장의 하루 생산가능 소주 물량은 200만병 정도다.

무학 창원2공장. 자동화된 설비로 하루 최대 40만병의 좋은데이 소주를 생산한다.ⓒ News1

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무학은 이 같은 생산능력과 저도주를 앞세워 전국구 종합 주류 기업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무학 좋은데이의 시장점유율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51~52%), 롯데주류의 처음처럼(15~17%)에 이어 13~15%로 3위 수준이다.

2015년 과일과즙을 첨가한 리큐르 제품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출시함과 동시에 수도권영업본부를 신설하고, 안정적인 물량공급을 위해 경기도 용인과 고양시 일산에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올해 초 생산한 15.9도의 '좋은데이 1929'는 90년간 주류회사를 운영해 온 무학의 경험을 바탕으로 2년 여의 제품 개발기간을 거쳐 선보인 제품이다. 소주의 중요 원료인 주정을 엄선해 부드러우면서도 소주의 맛을 살려 젊은 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주력제품인 순한소주 16.9도 '좋은데이'도 전국적인 소주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무학의 야심작이다.

동시에 국내 주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아시아, 유럽, 미주 등 40여 개 국가로 수출도 하고 있다. 무학은 2016년 무역의 날 행사에서 '3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학은 지난해 매출 2505억원에, 영업이익 287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부채비율이 25%(자본금 5358억, 부채 1343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영업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이종수 무학 사장(영업부문장)은 "무학은 소주 알코올 도수가 25도로 통용되던 시절인 1995년 처음으로 23도 화이트소주를 출시하는 등 소주 시장 트렌드를 선도해 왔다"며 "소비자와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소주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무학 창원2공장에서 근무자가 용기를 검사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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