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천공항 출발 지연, 면세품 인도장 대란 때문(종합)
인천공사 "지난 4일 인도장 일 최대물량 기록"
공항 면세품인도장 '고질병' 또 터져…"시스템 개선해야"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지난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출발이 잇따라 지연된 원인으로 면세품 인도가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면세품을 인도받지 못한 승객이 탑승하지 않았고 미탑승 승객의 짐을 내리는 과정에서 출발 지연사태가 속출했다는 설명이다.
5일 인천공항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서편 면세품 인도장에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과 여행객이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 사태가 벌어졌다. 4일 오전엔 일부 이용객들이 현장 직원에게 불만을 제기하는 등 소란도 일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주말 인도장이 넘치면서 줄을 몇 시간 동안 서도 면세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며 "일부 사람들은 너무 오랜 대기 시간에 화를 참지 못해 소리를 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보따리상이 지난 4일 특히 많이 몰리면서 면세품인도장 최대물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보따리상들이 지난 주말(2일~4일) 특히 많은 물량을 구매하면서 인도장에서의 혼잡이 극심했다"며 "설날 등 한국에 오기 여의치 않은 상황을 고려해 한 번에 많은 면세품 구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장 대란을 두고 A·B면세점 양사의 입장은 엇갈렸다. A면세점 측은 B면세점 측의 물류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을 것이란 주장인 반면 B면세점은 A면세점 인도장이 위치를 옮기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반박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18일 서편에 있던 A면세점 인도장을 기존 동편 인도장과 합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동편에는 A·B·C면세점 인도장이 모두 위치했다. B면세점 측은 인도장 위치가 바뀌면서 동선이 길어진 데다 대량구매 따이공들까지 몰려 혼란이 가중된 것으로 시스템상 문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 20분 베이징으로 출발 예정이었던 여객기에 일부 승객이 탑승하지 않아 출발이 2시간 가까이 지연됐고 이후로도 계속 미탑승 이용객이 발생했다.
승객 115명을 태운 베이징행 여객기 경우 탑승하지 않은 승객 50명의 짐을 내리느라 오전 10시10분이 돼서야 출발했다. 오전 10시 10분 오키나와로 출발 예정이었던 여객기도 같은 이유로 승객 1명이 타지 않아 30분 정도 출발이 지연됐고 오전 10시50분 상하이로 출발 예정이었던 여객기도 승객 18명이 탑승하지 않아 낮 12시가 넘어 출발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건 모두 정해진 탑승 시각까지 승객이 게이트에 나타나지 않아 일어났다"며 "안전상의 이유로 이들의 짐을 내리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품 인도장은 인터넷면세점이나 시내면세점에서 판매한 물품을 보세구역인 출국장에서 출국하는 여행객이 넘겨받는 장소다. 면세사업자들은 현행법상 직접 공항 내 인도장을 운영할 수 없어 공항공사는 협회에 인도장 관리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실제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면세점협회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서만 지난해(9월 누적 기준) 49만4600건의 면세품 미인도가 발생했다. 2013년 12만4000건 대비 약 4배 늘어난 수치다.
미인도 면세품 금액도 지난해(9월 누적 기준) 6596만 달러(약 715억원)으로 2013년 2037만 달러(약 222억원) 대비 약 3.2배 증가했다. 미인도 면세품은 고객의 늦은 출국 수속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인프라 부족에 따른 대기인원 문제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황 의원 측은 봤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처럼 각 업체별 개별 인도가 아닌 통합 인도를 실시하면 훨씬 더 혼잡도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면세품 인도장 운영을 맡은 면세점협회와 관세청에서 통합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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