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첫날]마트 직원 "월급 10만원 올랐네요. 이제 실감나네요"
대형마트들 인건비 부담 현실화, 연 100억원 이상 부담 늘듯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된 첫 근무날이라고 오늘 계약서를 다시 썼어요. 차이가 아주 많진 안아도 월급이 올라 기분 좋네요."
서울 한 대형마트 음류·주류파트 담당 A씨(남·24)는 2일 "뉴스로만 볼 때와 달리 계약서를 실제로 다시 쓰니 피부에 와닿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반겼다.
다른 대형마트의 시식코너에서 일하는 협력사 소속 B씨도 "지난해부터 시식코너 자리가 없어질 것이란 얘기가 돌았지만 변화가 없었다"면서 "걱정되긴 하지만 월급이 10만원 넘게 올라 생활에 크게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또는 시식코너 직원들은 근무시간 단축 등에 따른 일자리 축소를 우려하면서도 최저임금이 실질적으로 오르자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들 대부분은 단기 아르바이트나 협력사를 통한 무기계약직으로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 또는 연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 측은 최저임금 인상 본래의 취지는 부정하지 않지만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다만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인 만큼 말을 아끼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대형마트는 운영을 위한 많은 인력이 필요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 중 하나다. 협력사 소속인 시식코너 직원들을 제외하더라도 안내데스크, 주차 담당 직원, 미화원, 캐셔 등이 최저임금 근로자에 해당된다.
롯데마트 측은 행복담당(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중 단시간 근로자)는 9200여명으로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 한 명당 월급이 평균 11만4000원씩 올라 연기준 인건비가 126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롯데마트 총 인건비인 4138억원(2016년 사업보고서 기준)의 3% 정도로 2014년~2016년 3개년도 롯데마트 국내 영업이익 평균의 11.2% 수준에 이른다.
이마트 측은 무기 계약직 직원 관련해 시급이 아닌 연봉제로 운영하고 있어 구제적인 금액은 대외비라고 밝혔다. 이마트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는 직원은 전체 직원 약 2만8000명 중 약 1만7300명 정도다.
홈플러스도 최저인금 관련 질문엔 대응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전체 직원 2만5000명의 10% 시간제근로자로 내년 최저임금이 오르면 100억원~200억원 상당의 인건비가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가 13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과 납품업체 종업원의 인건비를 유통사와 납품사가 50씩 분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내놓으면서 대형마트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해당 규제안이 실현되면 납품업체가 주로 부담해 온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판촉행사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 그동안 마트 시식행사, 백화점의 이벤트성 홍보행사에 따른 매출 증가 이익은 유통사와 납품사가 함께 나눴지만 인건비는 납품사가 부담해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지면 향후엔 납품사의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것"이라며 "시식코너 직원들 인건비 부담 부분은 방향만 나왔지 시기 등은 확정된 게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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