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전자담배 '릴' 사전판매 첫날 완판…아이코스 흥행 누를까

준비수량 오전에 모두 동나…소비자 예약도 줄이어
"시장 판도 변화 불가피"…KT&G 릴 반응에 '관심'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이 사전판매 첫날 완판 행진을 기록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출시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 돌풍을 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KT&G의 영업망과 사후관리(A/S),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비록 후발주자지만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한 관계자는 "릴이 출시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시장 초기 반응이 중요한 만큼 사전판매가 릴 흥행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G 릴, 사전판매 첫날 완판…소비자 반응 '후끈'

13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이날부터 서울 시내 GS25 9개 판매처에서 1일 30개 한정 수량으로 릴과 전용스틱 '핏(Fiit)'의 시범판매를 시작했다. 정식 출시일은 오는 20일이다.

사전 판매는 서울 지에스강남점과 상암DMC점·이태원점·구로지벨리몰점·여의쌍마점·팰리스점·코스모타워점·수유동양점·소공점에서 진행됐다.

첫날 반응은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주요 판매처에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오전 중 한정 수량 물량이 동났다. 서울 소공점에서는 오전 1시 이전에 판매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판매처도 오전 중에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판매 수량이 30개로 적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릴 커뮤니티서는 판매처 상황을 공유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재방문 의사를 드러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 소비자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 스틱을 찌는 시간이 월등히 빠른 느낌"이라며 "연무량도 매우 적은 편이라 만족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전 판매가 향후 릴의 흥행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소비자 반응이 입소문을 타면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판단을 내리긴 이르다"면서도 "디자인이나 맛 등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종합했을 때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현재 한정 수량 시범판매 기간 첫날임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KT&G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릴 등장에 아이코스·글로 '긴장'…시장판도 변화 촉각

앞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보였던 필립모리스와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는 릴 등장에 관심을 드러냈다.

기존 시장 판도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도업체인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릴이 얼마나 점유율을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KT&G의 영업력을 고려할 때 점유율 변화는 시간문제라는 평이 우세하다. 릴은 기존 아이코스와 글로가 취약한 부분인 사후관리(A/S)를 강화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전담직원이 직접 찾아가 A/S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세금인상에 따른 가격도 변수로 꼽힌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 인상이 확정되면서 아이코스와 글로는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이다.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오르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후발주자인 KT&G는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춘다는 계획이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이코스와 글로는 전자담배 스틱 발주량을 늘리며 대응에 나섰지만 맛 차이가 크지 않으면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G 릴은 디자인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영업력을 내세워 판매를 확대하면 아이코스의 판매량이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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