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본격 3파전…아이코스·글로 이어 릴 '참전'

KT&G 릴, 20일 공식 출시…3자 구도 구축
전용스틱 가격은 변수…담뱃세 반영 인상 '만지작'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아이코스(IQOS)'와 '글로(Glo)'가 양분하고 있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KT&G '릴(lil)'이 출사표를 던지며 3파전을 예고했다.

후발주자인 KT&G는 기존 소비자들이 불만을 호소하던 사후관리(A/S) 서비스 강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담직원이 직접 찾아가 A/S 서비스를 제공한다.

민감한 부분 중 하나인 전용스틱 '핏(Fiit)' 가격은 '히츠' '네오스틱'과 같은 4300원에 맞췄다. 앞으로 세금 인상 등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 담배제조 업체인 KT&G가 가세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도 "세금 인상은 변수"라고 분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전쟁 본격화…3사 경쟁 '후끈'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오는 20일 서울지역에 공식 출시한다고 7일 밝혔다. 기기 가격은 9만5000원이지만 할인받으면 6만8000원에 살 수 있다. 전용 스틱인 핏은 갑당 4300원에 맞췄다.

지난 6월 먼저 나온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지난 8월 선보인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에 이은 3번째 궐련형 전자담배다.

국내 담배 판매회사 4곳 중 재팬타바코인터내셔널(JTI)을 제외한 3개사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뛰어든 셈이다.

커가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 가장 먼저 출시한 아이코스는 판매채널과 지역 확대에 나서며 지난 9월 시장 점유율이 2.5%까지 치솟았다.

앞으로도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반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적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왕섭 KT&G 상무는 "시장이 꾸준히 커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궐련과는 다른 카테고리"라고 설명했다.

3파전이 시작되면서 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각각 가격과 재원, 판매망을 두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선두주자인 아이코스는 가격과 디자인 등을 내세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는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판매망 확대에 적극적이다. 후발 주자인 릴은 저렴한 가격(할인가 기준)과 영업망을 활용한 A/S 서비스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제품 출시 후 초반이 중요한 시기"라며 "출시 마케팅 등으로 시장 점유율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KT&G 직원이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과 전용 담패 '핏(Fiit)'을 소개하고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담뱃세 인상은 부담…스틱 가격 '오리무중'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가장 큰 부담은 세금 인상이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일반담배의 90% 수준까지 인상하는 개별소비세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다음 달 중순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가 갑당 126원에서 529원으로 89%(403원) 오를 예정이다.

아울러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국민건강증진부담금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인상하는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계류중인 안건이 모두 국회를 통과하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현행 1739원에서 2986원으로 1247원 오른다.

그동안 필립모리스와 BAT는 궐련형 전자담뱃세가 오르면서 가격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세금과 수수료를 떼고 나면 이익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세금이 오르면 원가 감당이 어려워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이라며 "누가 먼저 가격을 인상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BAT관계자도 "세금인상에 맞춰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가격 인상이 판매에 직격탄이 될 수 있고 해외시장도 일반담배와 궐련형 담배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KT&G 관계자도 "당분간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세금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역시 앞서 "일본의 경우 (일반 담배의) 80%로 과세했는데 가격변동이 없었다"며 "대형 국제 담배회사들의 마케팅 전략을 볼 때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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