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혼란 틈탔나?…과자·맥주·달걀 이어 라면값도 줄줄이 인상
라면업계 1위 농심, 라면값 평균 5.5% ↑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올해들어서 과자, 음료, 맥주, 달걀 등 국내 주요 식품 가격이 모두 오른 가운데 대표 서민식품으로 꼽히는 라면값도 인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음식료와 생활필수품 등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품목들의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불안정한 시국 탓에 정부의 물가관리가 소홀해졌고, 기업들이 너도나도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두부, 과자 등 식료품 가격이 올랐을 뿐 아니라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 폭등, 상·하수도, 쓰레기봉투 등 공공요금까지 분야와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격 인상이 이뤄진 영향이다.
◇"검토조차 안하고 있다더니"…농심, 라면값 5.5% ↑
농심은 신라면과 너구리 등 라면값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16일 밝혔다.
대상 브랜드는 전체 28개 중 18개이며 조정된 가격은 오는 20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가격 조정은 2011년 11월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신라면 780→830원 △너구리 850→900원 △짜파게티 900→950원 △육개장사발면 800→850원으로 각각 오른다. 짜왕·맛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 가격은 인상하지 않았다.
농심 관계자는 "누적된 판매관련 비용과 물류비·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분 때문에 가격을 올렸다"고 먈했다. 2011년 말 이후 모든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다는 설명이다.
라면의 경우 가공식품 중 최근 10년간 가격인상폭이 가장 적었던 품목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는 부진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보는 시각도 많다.
농심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9.4% 줄어든 22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왔다.
아울러 농심은 지난 7월 22일 또다른 주력 제품군인 제과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한 전례가 있다.
◇올해 빵·과자·달걀·콜라·맥주 인상…"국민 혼란 틈타"
당초 소문만 무성했던 맥주가격 인상에 이어 라면가격까지 현실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다른 품목에서 연쇄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일에는 파리바게뜨가 빵과 케이크 19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6% 올렸다고 밝혔으며 이에 앞서 오비맥주와 코카콜라음료는 1일부터 각각 평균 6%와 5%씩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저렴하다'는 뜻 대신 사용돼 온 '과잣값'은 옛말이 됐다. 올해 상반기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 해태제과가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데 이어 하반기들어서는 농심이 새우깡 등 스낵류 15종 가격을 7.9% 인상했다.
이들은 인건비 등 원재료 가격 인상을 공통적인 이유로 꼽았지만 소비자들과 시민단체들의 시각은 다르다. 최근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을 기업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혼란스러운 시국을 틈타 맥주, 음료 등 서민들과 직결돼 있는 식료품의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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