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과일소주 인기…무학, 수도권 진출 영향은?

단종說 '솔솔'…대형마트 소주 매출 비중 '14%→2%'
"수도권 공략 긍정 요소 사라져"…과일소주 시장 '침몰'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지난해 '품귀현상'을 일으켰던 과일소주가 대거 단종될 위기에 처했다.

과일소주는 올 가을 이후 유통망(판매처)이 급격히 좁아졌다. 이에 과일소주를 앞세워 본격적인 수도권 진출을 노려왔던 무학 등 지방 주류업체들은 다소 아쉬운 상황이 됐다.

수도권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지방 주류업체들 입장에서는 인기가 많은 과일소주를 앞세워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효과를 누려왔다. 과일소주 인기에 힘입어 일반소주 물량을 밀어넣는 방법도 수도권 시장을 뚫는 수단 중 하나였다.

◇대형마트 소주 매출 비중 '14%→2%'로 7배 이상 급감

2015.12.7/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9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소주 매출 중 과일소주가 차지한 비중은 1.8%였다. 지난해 9월 14.2%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7배 이상 줄어든 수치다.

겨울이었던 올해 1월 2.2%보다도 0.4% 줄어들었으며 판매량 집중되는 8월에도 매출은 3.7%에 그쳤다. 지난해 9월 대형마트 과일소주 매출 비중이 최고점을 기록한 것과 달리 올해 같은달에는 1.6%였다.

대한상의 유통시장분석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요 주류 제품 중 대형마트 시장점유율 30위 안에 포함된 과일소주는 하이트진로의 '이슬톡톡복숭아'(1.02%, 6개입) 밖에 없었다.

다음 순위는 롯데주류의 '순하리와일드펀치자몽'으로 0.39%에 불과했으며 과일소주 중 3위인 '순화리와일드펀치레몬'은 0.25%를 기록했다.

이어지는 순위는 하이트진로의 '청포도에이슬'로 시장점유율은 0.17%에 불과했으며 무학의 '트로피칼이톡소다'와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순하리사과는 0.13%였다.

이는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과일소주의 인기가 급격히 시들면서 다수의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거래를 끊은 영향이 크다.

실제 국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는 2월부터 과일소주 입고물량과 종류를 제한하기 시작했고 판매량이 저조한 제품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거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일부 대형마트는 무학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중 유자, 자몽 2종의 제품 코드를 삭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과일소주 제조업체들은 남아있는 재고를 해외시장으로 돌렸지만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과일소주 인기 힘입어 수도권 진출 노린 무학, 앞날은?

ⓒ News1

지난해 과일소주 열풍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업체는 무학이다. 무학은 부산 및 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주류업체로 이 지역 소주시장에서만 6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라는 과일소주가 수도권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무학은 주력 제품인 '좋은데이' 유통망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서울과 일산 등 사무소의 직원 수와 서울 신규 납품처를 뚫기 위한 영업직원들 수를 대폭 늘렸고 홍대, 종로, 강남 등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을 공략하고 나섰다.

본격적인 서울 및 수도권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일소주 시장 규모가 급격히 쪼그라 들었고 무학의 '대업'에 있어서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가 사라졌다.

국내 지방주류 물량이 가장 많이 집중되는 지역은 용인데 지난해 이 곳에서는 과일소주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오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졌었다. 당시 '칼자루'를 쥔 무학 등 과일소주 제조업체들은 일반소주인 좋은데이 물량도 함께 받아가는 도매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물건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과일소주의 인기는 지난해 가을 이후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핑크 스칼렛' 등 무학의 과일소주 제품이 단종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사 측은 "과일소주 판매량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아직 단종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무학은 원활한 수도권 시장 물량공급을 위해 충주지역에 새 공장부지를 확보했다. 올 여름에는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던 최재호 무학 회장이 3년만에 직접 최고경영자로 복귀해 수도권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과일소주가 수도권 시장에 진출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온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는 과일소주와 별개로 좋은데이를 입점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jdm@